법원은 7월 29일 임주현 부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가압류하는 결정을 내렸다. 임주현 부회장이 4자협약에서 정한 의결권 공동행사 의무를 위반하였고, 이에 따라 신동국 회장이 임주현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100억원의 가압류 신청을 법원이 인용한 것이다.
임주현 부회장과 신동국 회장, 송영숙 여사, 킬링턴 유한회사(라데팡스 파트너스)는 4자 연합을 결성하면서 각자 보유주식에 관한 의결권 전부를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약속하였다.
그러나 임주현 부회장은 4자협약 당시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라고 밝힌 9.15% 중 2.7%에 관하여 에쿼티퍼스트 펀드와 환매조건부 거래를 하였고, 에쿼티퍼스트가 해당 주식을 시장에 매각해 버림에 따라 임주현 부회장이 2025년 및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위 보유주식 9.15% 중 2.7%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여 2차례에 걸쳐 위 4자협약상의 약속을 위반한 것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4자 연합은 각자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의결권에 대한 상호 신뢰를 기초로 형성된 것이므로, 이러한 4자 연합 결성의 배경과 취지를 감안하면 주총 의안에 관해 4자 합의가 이뤄지는 경우 각자 보유한 지분 전체의 의결권을 합의가 이행되는 방식으로 행사할 의무가 있고, 이러한 의무가 4자협약의 본질적 요소라고 본 것이다. 따라서 임주현 부회장의 위와 같은 행위는 각자 보유한 주식 지분 전체의 공동 행사라는 4자 연합의 기본적 신뢰를 훼손한 것으로서 위약벌 대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가압류 결정으로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에쿼티퍼스트 펀드가 소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의 행방이 확인되었다.
공시에 의하면 에쿼티퍼스트는 임주현 부회장으로부터 2.7%, 임종훈 대표로부터 3.44%, 송영숙 회장으로부터 0.46%를 매수하면서 그 매매대금을 3인에게 지급하였고, 대신 3인에게 일정 기간 후에 판매한 주식들을 환매할 수 있는 권리를 주었다.
그런데 가압류 결정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임주현 부회장은 2.7%를 매매하면서 다시 환매할 때까지 의결권을 본인이 가지는 것으로 약정함으로써 에쿼티퍼스트가 해당 주식을 시장에 매각하지 못하도록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약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인 에쿼티퍼스트는 3인으로부터 매수한 위 주식들을 대부분 시장에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임종훈 대표가 나우아이비 펀드에 2.5%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향후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과 함께 가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그 배경과 의미에 관해 논란이 일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결국 나우아이비에 넘어간 지분은 물론 남아 있는 임종훈 대표 및 그 가족 지분도 모녀의 우호지분이 된 것이라는 가정 하에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 측이 합계 41%를 확보한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번 가압류 사건을 계기로 에쿼티퍼스트에 넘어간 임주현 부회장, 임종훈 대표, 송영숙 회장의 보유주식 6.6%는 이미 시장에 매각된 것이 확인되면서, 해당 주식을 제외한 34.4% 남짓만이 실질적 의결권 지분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공시된 대로 신동국 회장은 한양정밀과 함께 35%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신동국 회장과 가족 간의 경영권 분쟁 기간 동안 일관되게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의 경영 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그 반대 편에 섰던 임종호 부사장 등 사촌들의 지분 2.7%의 향배가 더욱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한편,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아무런 공시도 하지 않고 있는 나우아이비에 넘어간 2.5% 지분을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하는 것은 공시 의무 위반 또는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고, 가현문화재단, 임성기재단과 같은 공익재단이 보유한 주식을 특정인의 우호지분으로 분류하는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사안과 관련하여, 이 사건 가압류 신청을 한 법무법인을 통해 확인한 신동국 회장의 입장은 “이번 건으로 4자 연합에 본질적 균열이 생겼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과 “무엇보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중심 체제 확립과 준법경영 등을 희망하고 있으며, 이를 몸소 실천하기 위해 올해 정기주총 이후에는 이사회 출석 이외에 회사에 나가는 것도 삼가고 있고, 한미에서 사무실도 비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