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존스홉킨스병원 뇌전증센터는 세계 최초로 뇌전증 유전자 치료 임상 시험을 시작하였다. 오른쪽 측두엽 뇌전증 환자가 등록 대상이다. 뇌전증 유전자 치료는 AMT-260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하여 뇌전증을 일으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Kainate 수용체의 발현을 줄여서 발작을 억제하는 신개념 뇌전증 치료이다. 

실시간으로 환자의 뇌 MRI를 보면서 뇌 측두엽의 해마에 1회 AMT-260 바이러스 벡터를 주입하고 발작의 빈도를 관찰하게 된다. 동물 실험 결과 발작간 뇌전증파(interictal spikes)가 88% 감소하였고, 발작 빈도는 75% 감소하였다. 측두엽 뇌전증의 뇌절제 수술 후에는 기억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유전자 치료 후에는 기억력이 오히려 좋아지는 결과를 보여서 매우 고무적이다. 

바이러스 벡터의 주입 후 miRNA 발현은 해마와 주변 내후각피질(entorhinal cortex)에 국한되어서 안전하였다. 뇌전증 유전자 치료가 발전하면 미래에는 뇌전증 발생 뇌부위에 바이러스 벡터를 주입하여 치료하는 시대가 올 것 같다. 그럼 중증 뇌전증 환자들은 많은 약을 복용할 필요가 없어지고, 두개골을 여는 뇌수술을 받을 필요도 크게 줄어들게 된다. 

또한 바이러스 벡터 유전자 치료와 레이저열응고지료 및 반응성 신경자극술을 공동으로 활용한다면 중증 난치성 뇌전증 치료가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중국-미국 3개국 협조로 한국에도 새로운 뇌전증 치료시대가 열리길 기대해 본다. 홍승봉교수(삼성서울병원, 뇌전증지원센터장)는 존스홉킨스병원 뇌전증센터와 협의하여 한국 뇌전증 환자들도 AMT-260 바이러스 벡터 유전자 치료 임상시험에 참여하는데 동의를 이끌어냈다. 

대상 환자는 6개월 동안 미국에 거주하면서 유전자 치료 및 정기적인 존스홉킨스병원의 진료를 받는다. 환자와 보호자의 여행비용 및 미국 거주 비용, 통역 등 일체 비용을 지원한다. 환자는 뇌전증 유전자 치료와 세계 최고 존스홉킨스병원의 진료를 6개월 동안 받을 수 있고, 획기적인 뇌전증 유전자 치료를 빨리 확립하는데 기여하게 된다. 

이번 성과는 앞으로 한국 환자들이 미국에서 시행되는 최신 치료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미국 뇌전증 유전자 치료의 임상 시험에 참여를 원하는 오른쪽 측두엽 뇌전증 환자는 뇌전증도움전화(1670-5775)에 문의하면 된다. 이제 난치성 질환의 치료에 있어서 국가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각 나라 의사들은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치료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중증 뇌전증 환자의 돌연사율은 30-50배 높다. 난치성 뇌전증 치료를 위하여 부단한 의사들의 노력과 정부 지원이 필요한 이유이다. (글 : 홍승봉 삼성서울병원 뇌전증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