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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자단체연합회, 환자중심 공공,필수,지역의료 강화 위해 「국민중심의료개혁연대회의」 참여한다

 2024년 2월 시작된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는 동안, 환자들은 불안과 고통, 그리고 답답함에 시달려왔다.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과 전공의·의사 집단의 증원 백지화 주장 속에 정작 환자와 국민이 원하는, 우리 사회의 의료 문제를 바로 잡을 청사진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 질환의 치료와 관리, 재활을 위해 수많은 날을 병원에서 보내본 입장에서, 환자들은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필요한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환자중심성의 부재’는 한국 의료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다. 지금까지의 의료 정책과 제도가 의료공급자 중심으로 만들어져 왔기 때문에, 정책과 제도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데 있어 환자의 목소리가 반영될 여지가 적었다. 고가의 신약, 비급여 의료비, 간병비, 장애 친화적 의료환경 등 환자 입장에서 절실한 문제들이 정책 의제화되지 못하고 그때그때 일부분만 제도권으로 편입되거나 시범사업의 형태로 시행되어온 것이 현실이다.

 
 이제 우리는 환자의 필요와 국민 일반의 이익을 우선순위에 놓는 ‘환자중심 의료’를 구축해야 한다. 환자중심 의료환경을 만드는 데는 ⑴공공의료 확충 ⑵필수의료·지역의료 강화 ⑶올바른 의료전달체계 확립 ⑷보건의료 인력의 충분한 공급과 적절한 배치 ⑸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한 해가 저물어가는 지금까지도 이러한 논의는 전혀 쟁점이 되지 않고 있다. 이에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자단체연합회)는 한국 의료가 환자중심 의료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1월 18일 출범하는 「국민중심의료개혁연대회의」에 참여한다.

 
 먼저, 환자단체연합회는 「국민중심의료개혁연대회의」를 통해 환자중심 공공의료 확충을 요구할 것이다. 현재까지 한국의 의료는 양적 성장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전국 70개 중진료권의 90%가 병상 과잉 지역이 되었지만, 그만큼의 질적 성장을 이루어내지는 못했다. 그간 이뤄진 양적 성장이라는 것이 한 지역에 소규모 민간병원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발생한 것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지역 내에서 소규모 병원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공급자는 공급자대로, 이용자는 이용자대로 의료서비스 과다 공급 및 과다 이용을 하는 사이에, ‘환자중심성’도 ‘공공의료’도 전혀 발전하지 못했다. 이제 환자중심 공공의료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이 우리나라 전체 의료환경을 선도해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환자단체연합회는 이를 위해 목소리를 낼 것이다.

 
 다음으로, 환자단체연합회는 「국민중심의료개혁연대회의」를 통해 필수의료 접근권 강화와 중단 없는 필수의료 공급을 요구할 것이다. ‘필수의료’는 응급의료, 중증외상, 중증소아, 흉부외과, 심뇌혈관, 분만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현재 한국 사회에서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이 바로 이 필수의료 접근권 문제다. 필수의료 기피 현상, 의료인력 및 시설의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인해 비수도권에서는 응급의료, 중증외상, 중증소아, 흉부외과, 심뇌혈관, 분만에 필요한 의료적 처치를 적시에 수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턱없이 부족하다. 암의 진단과 추적관찰을 위한 진료, 희소질환의 진단과 관리를 위한 시술은 ‘필수의료’가 아니므로 당연하다는 듯 미뤄졌다. 그러나 이들에게 절실한 의료적 필요를 필수의료가 아니라는 논리로 외면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환자단체연합회는 지역을 불문하고 환자와 국민 누구나 필수의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어떤 경우에도 필수의료 공급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요구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환자단체연합회는 「국민중심의료개혁연대회의」를 통해 지역의료 강화를 요구할 것이다. 그동안의 의료공급체계에서 환자들이 수도권의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려든 것은 그 외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어서였다. 특히 중증질환 또는 희귀질환 환자들은 진단과 치료계획 수립을 위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내원을 먼저 권유받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암과 같이 비교적 표준치료가 정립된 경우, 그리고 만성질환과 일부 희귀질환처럼 평상시의 관리법을 알고 응급상황에서의 대처만 적시에 할 수 있으면 충분한 경우, 환자들은 거주지 근방에서 치료받기를 누구보다도 원한다. 환자에게 필요한 양질의 지역의료 제공을 위해서는 주요 진료과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종합적인 대처가 가능한 300병상 이상 규모의 지역거점 병원이 필요하다. 단, 이것은 공공의료 병상 공급을 통해 충족되어야 한다. 환자중심의 의료환경 조성과 공공성을 최우선에 두는 우수한 의료기관을 육성․지원해야 한다. 따라서 환자단체연합회는 비수도권 지역에 대한 공공의료 병상의 양적, 질적 공급을 통해 지역완결형 의료체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요구할 것이다.

 
 환자단체연합회는 앞으로 「국민중심의료개혁연대회의」에 참여하며 위 세 가지 요구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의료환경이 환자중심 의료체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며, 이를 통해 누구나 치료접근권과 건강권,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다.


2024년 11월 18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암시민연대,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한국건선협회,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한국PROS환자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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