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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에 의한 치료와 평화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안기부 요원들이 날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가족들과 의사는 네가 뭔데 감시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냐며, 과대망상이라고 했다. 그리고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켰다. 그런데 감시는 아니어도 그를 안기부 요원들이 미행한 적이 있다면, 그리고 그가 겁이 많고 수많은 의문사를 경험했던 학생운동권이었다면, 그를 단지 정신병환자라고 할 수 있을까. 


또 이런 경우는 어떤가. 빚에 압도되어 파산 일보직전에 있는 사람이 잠을 잘 못잔다면, 그냥 불면증이라고 진단할수 있을까. 물론 그렇더라도 수면을 도와주는 약을 처방하더라도 불면증환자라고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것을 말하려는 건 아니다. 우리는 정신질환자들을 치료할때, 격리나 강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꼭 옳은 것은 아닐지 모른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필자는 정신질환자도 자기가 정신질환자임을 인식하고 병을 치유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우선이어야 치료가 된다고 본다. 힘에 의해, 무섭게 하여 정신질환 증세를 밖으로 표출치 못하게 하는 것은 치료가 아니다. 


병을 힘에 의해 치료한다는 말은 못들어봤다. 무서워서 자기병적 증세를 일시적으로 감추게 하는 것뿐이다. 우리는 힘에 의한 평화를 선호한다. 특히 지금의 정권은 압도적인 힘으로 북한이 무서워서 달라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식이다. 


그런데 그게 성공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국민들을 강력한 통치로 질서를 잡으렸던 대통령들은 장기적으로 대실패를 경험한 사실을 알고 있는가. 결코 장기적으론 압제에 의해, 무력에 의해 질서를 지킬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정신질환자들도 아주 긴박한 상황에서 경리강박이 필요하다할지라도 그건 예외적이어야 한다. 국민들을 설득하듯이 정신질환자도 자신의 병적 증세를 스스로 인지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게 치료의 우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을 병적인 국가로 본다면, 압도적인 힘에 의한 평화 추구는 매우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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