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수술 전문의는 전국에 단 7명뿐으로 소멸 직전에 있다. 뇌전증은 0세부터 100세까지 전 연령층에서 발생하고 수술이 필요한 중증 뇌전증 환자는 약 36,000명이지만 1년에 뇌전증 수술 건수는 100건도 안된다. 뇌전증 수술은 매우 어렵고 인력과 시간이 많이 필요한데 수술 수가는 너무 낮아서 의사와 병원이 포기하고 있다. 뇌전증 수술 시간은 단순 천막상부 뇌종양 수술 시간의 2-3배에 달하는데 수가는 뇌전증 수술 150-250만원으로 단순 뇌종양 수술 300-360만원 보다 낮다. 이러니 어느 병원이 뇌전증 수술을 지원하겠나. 뇌종양 수술은 대부분 신경외과 의사 혼자서 하지만 뇌전증 수술은 신경과, 소아신경과 전문의가 수술 전에 몇 달 동안 여러 가지 검사를 하고 그 결과들을 종합하여 분석하며, 수술장에서도 두개골을 열고 신경과 의사가 뇌 표면에서 뇌파를 기록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을 함께 찾아야 한다. 수술장에서 2-3시간 협력하는 신경과 전문의 비용은 수술 수가에 포함되지 않는다. 뇌전증 수술은 신경과-소아신경과-신경외과-전문간호사-신경심리사를 포함하는 종합 치료팀이 필요하므로 병원 지원 및 의사들의 상호 협조와 희생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래서 지금 전국에 뇌전증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은 단 6개밖에 없다. 서울에 5개, 부산에 1개뿐이다.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전남, 전북, 경북, 경남, 대구, 광주, 전주에는 한 곳도 없다. 의료개혁특위는 저수가 의료행위 수가 인상에 뇌전증 수술을 꼭 포함해야 한다. 일본의 뇌전증 수술 수가는 1,200만원이다. 일본뇌전증학회 회장인 Kensuke Kawai 신경외과 교수는 “일본에는 공인 뇌전증 수술 전문의 200명이 전국에서 수술을 하고 있는데 한국에는 수술의사가 10명도 안된다니 정말 큰일이다.”라고 큰 우려를 표했다. 정부와 국민은 뇌전증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는 영웅 뇌전증 수술 의사들을 지켜야 한다.
뇌전증 수술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1. 뇌전증 수술 수가는 너무 낮은데 수술 시간은 더 많이 결려서 병원은 지원하지 않고 내심 뇌전증 수술이 없어지길 바라는 것 같다.
2. 신경과, 소아신경과에서 환자를 의뢰하지 않으면 수술을 못한다.
3. 한국의 뇌전증 수술 건수는 뇌혈관/뇌종양에 비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낮아서 생존하기 어렵다.
4. 뇌전증 수술은 돌연사를 1/3로 줄이는데도 뇌종양은 꼭 수술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뇌전증 수술은 해도 되고 안 되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많다 (뇌전증 수술센터 수: 미국 230개, 한국: 7개). 또한 대부분 뇌전증 진료 의사들은 수술 경험이 전혀 없어서 잘 모른다.
5. 눈에 보이지 않는 비정상 뇌를 찾아서 뇌기능손상 없이 정확하게 절제해야 치료가 되는데 수술 수가는 낮고 너무 힘들어서 대부분 하지 않으려 한다.
6. 수술전 많은 검사들의 분석에 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수가에 포함되지 않아서 신경과, 소아신경과 의사들이 대부분 수술의뢰를 하지 않고 약만 처방한다. 병원은 수가가 없는 보조인력을 지원하지 않는다.
7. 뇌전증 수술은 진료 비용과 의사 업무량, 위험 비용만 고려해도 현재 다른 뇌수술에 비해 명백히 저수가이며, 타과 협조의 필요성을 고려하면 더 심각하다.
8. 수술 수가가 낮으면 병원에서 장비를 사주지도 않으며 전임의 지원도 거의 없어 제자를 육성할 수 없다.(글 홍승봉 대한뇌전증센터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