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대한간협은 간호사 취업차별 조사하고, 취업대란 대책 마련하라!
최근 의정갈등으로 인해 대학병원들의 채용 공고가 거의 없는 상황 속에서 지난달 공공병원인 모 대학병원 신규간호사 모집 공고가 있었다. 그 모집 공고 지원자격은 ‘2024년 8월 및 그 이전 졸업자는 지원 불가’였다. 이는 공공기관에서조차 버젓이 취업차별을 자행하는 것으로써 취업난에 시달리는 올해 졸업자들을 포함한 간호사들에게 깊은 절망과 모멸감을 주는 인격모독이다.
이에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이하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정부와 대한간협에 요구한다, 이러한 취업 불평등과 차별을 자행하는 모든 의료기관에 대해 일제히 조사하여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뿐만아니라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인 ‘대책 없는 간호사 과잉 공급’과 ‘취업대란’ 해결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기를 촉구한다.
의료기관에 응시 여부는 이미 간호사면허를 소지한 응시희망자의 판단에 맡겨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연령과 졸업 연도를 이유로 응시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고용상 연령차별행위’이고, 법원 판례도 나와 있는 명백한 차별이다. 올해 졸업자를 배제하고 내년 졸업예정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간호사 모집 공고 역시 이러한 연령차별이기 때문에 정부는 즉각 조사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
더욱 큰 문제는 간호대 졸업생과 간호사 취준생들의 취업 대란이다. 앞서 지난달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간호사 취업대란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묻는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코로나 여파를 이유로 작년부터 채용을 대폭 줄여왔던 대학병원들이 올해 의정 갈등 속에 채용 모집 공고를 아예 내지 않고 있다. 간호대 입학정원은 해마다 지속적으로 증원되어 2025년에도 1천 명이 더 늘어나서 2만 4,883명이 된다. 그러나 현실을 보자. 취업 불평등의 문제가 되었던 모 대학병원의 작년 모집 인원이 100명이었고, 지원자가 140명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 80명 모집에 1,700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한국의 병상수는 OECD 평균의 3배(2021년 기준)에 달하지만 병원에서 일하는 한국의 임상간호사 수는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노동강도를 견디지 못한 신규간호사 이직률은 변함이 없다. 한 해 태어나는 신생아 수의 10% 넘는 입학정원과 취업대란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정책의 실패를 보여주는 것이다. 도대체 대한간협은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정부의 간호대 정원 증원 정책은 재고될 기미가 없고 대한간협은 간호인력 문제 및 미래의 간호사들에 대한 고민을 전혀 해결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 간호사와 간호대 졸업생 그리고 간호사 취준생들의 목소리를 계속 무시한다면 간호사들도 분노의 행동을 할 것이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정부와 대한간협에 이러한 사태에 대한 조사와 대책을 공개질의한다. 보건복지부와 대한간협은 성실하게 답변해야 한다.
2024년 8월 2일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