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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8개 희귀질환 분석 결과, “진단치료 지연 줄이고 환자 가족 아우르는 통합지원체계 구축해야..”

2026-09-06 09:11 | 입력 : 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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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과 (사)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회장 유지현, 이하 연합회)는 9월 3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희귀질환 질병부담 연구결과 발표 및 정책개선 과제 언론 브리핑」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국내 희귀질환으로 인해 환자·가족·사회가 부담하는 의료적·경제적 영향을 객관적인 연구결과를 통해 알리고, 연구에서 확인된 진단 및 치료 지연, 지역 간 의료격차, 가족 중심의 무급 돌봄 등 제도적 사각지대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과제를 제안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인용된 연구는 글로벌 경제·보건정책 컨설팅 기관 찰스리버어소시에이츠(Charles River Associates, CRA)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5개국의 자료를 활용해 희귀질환의 사회경제적 부담을 분석한 연구의 한국 결과다. 이번 연구는 희귀질환으로 인한 부담을 단순한 의료비 문제가 아니라 진단과 치료의 지연, 환자와 가족의 돌봄 부담, 경제활동 중단과 생산성 손실까지 포함한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합회 “현재의 정책 안에서 정작 ‘사람’이 잘 보이지 않아”

연합회 정진향 사무총장은 “현재 연합회에는 96개의 희귀·난치성질환 환자단체가 함께하고 있다”며 “연합회는 80여만 명의 희귀·난치성질환 환자와 200여만 명의 가족이 겪는 어려움을 사회에 알리고, 필요한 의료·복지 지원과 정책개선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사무총장은 “연합회에 속한 단체들은 질환명과 처한 상황은 모두 다르지만, 정확한 진단을 받기 위해 여러 병원을 찾아다녀야 하고 진단 이후에도 적절한 치료법이나 전문 의료진을 찾기 어려운 공통의 문제를 겪고 있다”며 “치료가 시작된 이후에도 간병과 돌봄, 재활, 교육과 취업, 가족의 생계 문제까지 수많은 부담이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의 희귀질환 지원제도는 질환을 지정하고 진단과 치료, 급여 항목에 해당하는 의료비 일부를 지원하는 치료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비급여 부담을 비롯한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환자 중심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정책 안에는 희귀질환자, 즉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이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한계”라고 지적했다.


또한 “희귀질환자는 병원 안에서만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라 가정에서는 가족의 일원이고, 학교에서는 학생이며, 직장과 지역사회에서는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일원”이라며 “희귀질환 정책은 이제 치료제를 제공하는 데서 멈추지 말고 환자의 전 생애에 걸친 삶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사무총장은 “진단에서 치료로, 병원에서 가정으로, 의료에서 복지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환자와 가족이 제도 사이의 공백과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환자의 삶과 가족의 부담을 전 생애에 걸쳐 하나의 연속된 과정으로 바라보는 통합적인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정책 수립 과정에 환자와 가족이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사무총장은 “환자와 가족의 경험은 정책을 설계하고 평가하는 근거이자 초석이 돼야 한다”며 “환자는 정책의 수혜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의 시작점이자 끝이며, 정책을 함께 만드는 주체”라고 밝혔다. 연합회는 ‘남들이 말하는 환자중심을 넘어 우리가 헤쳐 나가는 환자주도로 나아가자’는 취지로 지난해 소속 단체들이 참여하는 정책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올해는 정책연구소 발족을 계획하고 있다. 개별 질환의 어려움을 전달하는 데서 나아가 여러 환자단체가 함께 공통의 정책과제를 발굴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서영석 의원 “연구에서 확인된 부담을 입법·예산·정책의 변화로 연결해야”

서영석 의원은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이 감당해온 부담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확인하고, 이를 입법과 예산, 정책의 변화로 연결하기 위해 이번 기자회견을 마련했다”며 “희귀질환 정책의 성과는 제도를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환자가 얼마나 빨리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희귀질환은 환자 수가 적다는 이유로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며 “국회는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제도적 사각지대를 면밀히 살펴 진단·치료·돌봄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희귀질환관리법을 비롯한 관련 제도를 점검하고, 필요한 입법적·재정적 보완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기존 최대 240일에서 100일 이내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하면서도 “제도상 등재 기간 단축이 실제 환자의 치료 개시 시점 단축으로 이어지는지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희귀질환자 가구 본인부담 지출, 평균 가구소득의 55%…비교군보다 소득 대비 부담 약11배

연구 결과, 국내 58개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이 질환으로 인해 겪는 추가 의료비와 돌봄 부담, 경제활동 중단 및 생산성 손실 등을 비교군과 대비해 경제적 가치로 환산한 규모는 연간 약 7조 6천억 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환자 1인당 연간 약 5,180만 원에 해당한다. 연구에서 산출한 추가 비용은 희귀질환자와 비교군 사이의 직접 의료비, 직접 비의료비, 환자 및 돌봄 제공자의 생산성 손실, 조기 사망에 따른 생산성 손실의 차이를 의미한다. 전체 추가 비용 가운데 의약품·입원·외래진료·검사 등 직접 의료비가 60%를 차지했다. 교통·숙박·유급 돌봄·보조기기 등 직접 비의료비는 22%, 환자와 무급 돌봄 제공자의 생산성 손실은 13%, 조기 사망에 따른 생산성 손실은 5%로 분석됐다. 희귀질환자 가구의 본인부담 지출은 평균 가구소득의 55%에 달해 비교군 가구보다 소득 대비 부담이 약 11배 높았다. 민간보험 등 추가 보장이 없는 가구의 본인 부담 지출은 추가 보장이 있는 가구보다 약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확한 진단까지 20개월, 진단 후 치료 개시까지 다시 10.6개월

희귀질환자가 증상을 처음 경험한 이후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는 평균 약 20개월이 소요됐다. 조사 대상자의 31%는 한 번 이상 오진을 경험했으며, 오진을 경험한 환자의 전체 사회경제적 비용 중간값은 처음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은 환자의 약 2배로 나타났다.

진단 이후 실제 치료를 시작하기까지도 평균 10.6개월이 추가로 소요됐다. 희귀질환 환자에게 이러한 시간은 단순한 대기기간이 아니라, 질환 악화와 장애 또는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치료 기회의 문제다. 조사 대상자의 96%는 의료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한 가지 이상의 어려움을 경험했다. 전문센터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시간 이상이었으며, 농촌 지역 환자는 평균 약3시간이 소요돼 지역에 따른 전문진료 접근성 격차도 확인됐다.

희귀질환 환자를 지원하는 돌봄 제공자의 약 75%는 별도의 보상을 받지 않는 가족 또는 지인이었다. 환자의 치료가 지연되는 동안 가족의 돌봄 부담과 고용·소득 손실도 함께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연구는 진단 전 반복적인 의료기관 방문을 줄일 경우 환자 1인당 연간 약 1,450만 원, 불필요한 응급실 이용을 절반으로 줄일 경우 약 1,230만 원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했다.



“연구결과 발표를 넘어 실질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가야”

서영석 의원과 연합회는 이번 연구결과 발표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희귀질환 환자의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는 원인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정부의 신속등재 등 치료 접근성 개선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또한 환자와 가족의 부담과 제도적 사각지대가 건강보험 정책과 희귀질환 관련 제도 개선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정부·환자단체·의료계·학계 등과 후속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서 의원은 “환자의 수는 적을 수 있지만 한 사람과 한 가족이 감당하는 질병의 무게는 결코 작지 않다”며 “희귀질환 환자가 보다 빨리 진단받고,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치료를 받으며, 질병으로 인해 한 가정의 삶 전체가 무너지지 않도록 국회가 그 무게를 함께 나누겠다”고 밝혔다.



정진향 사무총장은 “오늘 발표된 연구와 백서는 환자들의 목소리에 객관적인 근거를 더해주었다”며 “중요한 것은 이 결과를 한 번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제도 변화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9월15일 희귀질환 정책 비전 선포식을 비롯한 후속 논의에서도 환자와 가족의 목소리를 이어가고, 희귀질환자와 가족의 목소리가 진정으로 정책의 중심에 놓일 수 있도록 연합회도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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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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