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의사제가 성공하려면 의대 입학 전형이 바뀌어야 한다. 소통하고 노력하는 의사를 만들어라.
    • 지난 반세기 동안 의대 입학 전형은 철저한 성적순이었다. 누가 공공의료를 위하여 수입이 적은 필수의료를 하고, 지역의사를 하려고 하겠는가. 사회 전체가 금전에 눈이 멀었는데. 이렇게 된 것은 전적으로 수십년간 정부가 학교 교육 전체를 성적 위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사는 다른 직종과 다르다. 조그만 실수나 무관심이 돌이킬 수 없는 질병 악화로 이어지고 생명을 잃게 할 수도 있다. 또는 소홀하거나 부족한 치료는 증상이 좋아지지 않고 완치를 막는다. 과거 30-40년전 의대생들은 졸업 후 수입 수준 보다는 본인이 하고 싶은 전문과를 선택하였었다. 물론 전공의도 경쟁으로 선택의 폭이 넓지는 않았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2-3개 전문과들의 인턴을 돌면서 잘 맞는지 확인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였다. 과거에 인턴은 한 달에 한 번, 전공의는 1-2주에 한 번 집에 갔다. 하루 종일 병원에 있으면서 엄청나게 배웠다. 그래서, 전공의 1년차 말에는 진의종 국무총리의 주치의까지 할 수 있었다. 지금 전공의는 저녁 6시에 퇴근한다. 저녁 교수 회진은 따라 돌지도 못한다. 어떻게 제대로 배울 수가 있나. 수련을 받는 인턴과 전공의는 일반 노동자와는 다르다. 인턴과 전공의는 별도의 수련비를 내지 않고, 오히려 월급을 받으면서 배우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라. 1주일에 하루 아르바이트를 허용하지만 일본 전공의 병원 월급은 한국 보다 작다. 필자는 지금도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저녁 9-10시에 퇴근한다.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만나면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세계 각국의 뇌전증 석학들과 수시로 이메일 증례 토의를 한다. 의사의 국제 활동이 중요한 이유이다.

      이번에 시작하는 지역의사를 육성하는 제도에 전적으로 찬성한다. 하지만 기존의 의대 입학 전형으로는 안 된다. 지역의사를 할 의대생은 성적 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공익정신, 봉사정신과 타인을 생각하는 정신이다. 학교 성적 보다 여기에 더 높은 가점을 주어야 한다. 성적이 좋다고 반드시 좋은 의사가 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성적 보다 공익정신, 봉사정신, 희생 정신과 소통 능력이 높은 사람이 더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다. 많은 명의들과 봉사하는 의사들이 이를 증명하였다. 특히 AI 시대에는 많은 최신 의학 정보를 순식간에 얻을 수 있어서 소통하고 노력하는 의사가 더 잘한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쉬지 않고 공부만 한 학생들에게 공익정신과 봉사정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하나부터 열까지 부모의 지원을 받고 풍족하게 자란 학생들에게 타인에 대한 사랑과 희생정신을 기대할 수 있을까. 대부분 학생들과 부모는 투자한 것이 많으니 나중에 수입이 많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생각일 수도 있다. 그러나, 두루 존경을 받는 사회지도층인 의사의 현명한 생각은 분명히 아니다.

      각종 장비 기술자, 컴퓨터 공학, 제조업, 예술 등 비의료적인 분야는 그래도 큰 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의료분야 종사자는 달라야 한다. 왜냐하면 사람의 건강과 생명, 정신을 다루고 치료하기 때문이다. 환자를 볼 때 돈을 우선시한다면 적절한 진료와 치료를 기대할 수 없다. 환자를 자기 아들, 딸, 부모와 같이 대할 수 있는 사람만이 최선의 치료를 기대할 수 있다. 지역 의사제 입학 전형은 성적 최고 보다는 환자와 환자 가족을 자기 가족과 같이 귀하게 여길 수 있는 학생들을 찾고 선발해야 한다. 전형 방법에서 성적은 pass or fail로 일정 기준 이상이면 통과시키고(1차 시험, 3-4배수로 선발), 그 후에는 인성, 봉사 정신, 공익정신, 소통 능력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전형 (2차 시험)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지역의사제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이것이 한국 의사들의 생각과 자세를 조금이라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결과는 한국의 성적 지상주의를 과거로 되돌리는데 작은 불씨가 될 수 있다.


      인간 세상이 유지되는 한 의사는 어디서나 필요한 존재이다. 자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자체가 큰 축복이다. 의대생이 되기 전, 후에 어떻게 살았고 어떤 생각을 해 왔느냐가 중요하다. 지역의사 의대생을 선발할 때는 이것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평가해야 한다. 지역의사제 입학 2차 시험은 여러 단계로 구성하여 인성검사를 포함하여 가능한 많은 면에서 분석하고 평가해야 한다. 2차 시험의 분석과 평가는 의대교수들이 아닌 심리사, 의료사회복지사, 상담전문가, 철학자와 현재 봉사하는 의사들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해야 한다. 의대생과 의사는 의학만 공부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사회, 공익, 봉사, 희생정신, 소통에 대한 교육과 실천이 꼭 필요하다. 미래에 선진국형 바람직한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하여는 보건복지부 보다 교육부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대통령과 국무총리는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홍승봉 교수
      성대의대 명예교수
      뇌전증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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