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통합 제보 플랫폼 제보팀장은 12일 국민연금이 2024년 최대 수익을 냈다고 자랑했지만, 이는 평가이익이며, 연기금의 역할과 운용전략면에서 본지리적 부실은 감춰진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제보팀장의 기사를 원문 게재한다.
평가이익에 의존한 160조 원 수익 발표…기금운용 전략과 책무 이행엔 물음표
국민연금이 2024년 한 해 동안 1,213조 원의 자산을 운용하며 연간 15.0%, 총 160조 원의 수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금운용본부 출범 이후 최고 성과로, 운용 당국은 ‘사상 최대 실적’이라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외형적인 숫자만으로 국민연금의 건전성을 단정 짓기엔 무리가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수익 대부분은 ‘실현 수익’이 아닌 ‘평가 이익’에 불과하며, 연기금의 역할과 운용 전략 면에서의 본질적 부실은 감춰진 채 포장된 성과만 부각됐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내 주식 손실 방치한 채 ‘성과’ 자화자찬
2024년 국내 주식 부문에서 국민연금이 기록한 수익률은 -6.94%. 배당 수익을 제외하면 실질 손실률은 -8.64%에 달한다. 주요 지수의 하락률과 비교해 선방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국민연금이 국내 유통 시가총액의 12.9%를 점유하는 ‘시장 지배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손실로 보긴 어렵다.
수급 조절자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오히려 하락을 방조하거나 심화시켰다는 비판이 거세다. 개미 투자자들은 수천억 원의 손실을 입었지만, 국민연금은 ‘해외 수익’으로 마치 보전된 듯한 이미지를 연출하며 본질적인 책임에서는 빠져나가고 있다는 비난이 이어진다.
해외 수익률, 진짜 실력인가 운 좋은 결과인가
국민연금은 해외 주식 투자에서 34.3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증시의 강한 랠리, 환율 효과, 배당 수익 등을 고려하면 이는 ‘시장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단순한 지수 추종 전략으로도 도달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다.
더욱 큰 문제는 이 수익 역시 대부분 ‘평가 이익’이라는 점이다. 미국 기술주 중심의 조정 국면과 원/달러 환율 하락이 가시화된 2025년 현재, 해당 수익은 실제 실현되기 어려운 ‘종이 수익’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절대 수익률이 아닌 ‘상대 성과’로 평가해야
글로벌 연기금의 운용 성과는 절대 수익률이 아닌 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 즉 ‘상대 수익률’로 평가받는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국민연금은 국내외 어디서도 시장을 능가하지 못했다. 국내에서는 시장 충격을 방어하지 못했고, 해외에서는 시장 흐름에 단순히 올라탔을 뿐이었다.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자평은 수치 이면의 전략적 부재와 철학적 방황을 감추는 장막일 뿐이다.
‘성과’ 아닌 ‘과장’…국민은 책임을 묻고 있다
국민연금은 단순히 수익을 내는 기관이 아니라 국민의 노후 자산을 지키고, 시장을 안정화시키며 공공의 미래를 설계하는 기관이다. 하지만 이번 실적 발표는 이러한 본질적 책무보다 일회성 숫자에 의존한 ‘포장된 결과물’에 그치고 있다.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은 단지 수익률이 아니다. 그 수익이 어떻게, 누구를 위해, 어떤 책임을 다하며 만들어졌는가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다. 국민연금이 진정한 공적 기금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숫자보다 철학이 앞서는 운용 기준의 재정립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