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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성명]강남구 50대 남성의 죽음을 추모하며 -

정부와 국회는 복지제도 개선과 재정 확대에 나서라

 

지난 3월 20일 강남구 소재 반지하에 살던 세입자 50대 남성 A씨의 사망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기사들을 종합해 보면 6개월 이상 무직 상태였던 A씨의 죽음은 집주인의 신고를 통해 발견되었고, 도시가스가 중단되고 전기요금과 월세도 수개월 체납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강남구청은 작년 중순 A씨를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으로 선정하고 자택을 방문했으나 부재중으로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A씨가 동주민센터에 긴급복지지원제도 신청을 문의했지만, 당시 예산이 모두 소진되어 1월에 방문해 달라는 안내를 받았고, 올해 1월 주민센터를 찾았지만 5일 후에 방문해달라는 말을 들은 뒤 다시 주민센터를 찾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죽음을 통해서 알 수 있듯 반복되는 빈곤층의 죽음은 빈곤층이 복지제도를 신청하지 않아서, 사회복지 노동자들이 발굴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복지제도의 선정기준이 좁고 예산이 충분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다. 우리는 강남구 50대 남성의 죽음을 추모하며, 정부와 국회에 빈곤층의 반복되는 죽음을 막기 위한 신속한 대책 수립을 요구한다.

 

발굴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이용 가능한 사회안전망의 부재

긴급복지지원법은 2014년 2월 송파 세 모녀의 죽음 이후 ‘송파 세 모녀 법’이라는 이름으로 제·개정된 세 개의 법 중 하나다. 당시 빈곤 당사자와 시민 사회는 긴급복지지원제도의 협소한 위기 사유와 낮은 소득·재산 기준으로 인한 사각지대 문제를 제기하며 선정기준의 개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는 반영되지 않았다. 당시 정부가 제시한 주요 대책은 기존에 존재하던 두 개의 법안인 「기초생활보장법」과 「긴급복지지원법」에서 문제있는 선정기준을 개선하는 방향이 아니라, 제정법안인 「사회보장급여법」을 통해 빈곤층의 체납 등 민감 정보를 수집해 위기 가구로 발굴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빈곤층의 죽음이 사회적으로 알려질 때마다 정부는 수집하는 민감 정보의 수를 늘리겠다는 대책만 반복해서 발표했다. 물론 복지제도가 필요한 이들을 찾고 정보를 제공하는 건 중요하다. 하지만 위기를 마주한 이들이 신청할 수 있는 복지제도가 없다면, 이는 소용없는 일이다.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년(15~23)간 발굴 시스템을 통해 위기 가구로 선정된 6,656,547명 중 기초생활보장제도나 긴급복지지원제도와 같은 공적 복지제도로 연계된 비율은 약 3%에 불과하다. 발굴된 위기 가구 중 절반 이상은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했고, 지원받은 이들 중 71%가 일시적인 민간 서비스로 연계되었다. 문제는 발굴이 아니라 이용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의 부재다. 정부는 더 이상 ‘발굴하지 못해서’, ‘신청하지 않아서’라며 빈곤층과 사회복지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

 

필요한 제도개선과 확장된 예산 증액이 시급

긴급복지지원제도는 낮고 까다로운 선정기준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매년 예산이 부족해 추경예산 편성이 잦은 제도다. 또 빈곤층의 사망 소식이 알려졌을 때 호명되는 제도임과 동시에 코로나19 팬데믹, 전세사기와 같은 사회적 재난에 대한 대책으로 제시되는 제도이기도 하다. 긴급복지지원제도는 이름에서 드러나듯 위기 상황에 긴급한 개입을 위해 ‘선지원 후조사’를 원칙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러한 원칙은 작동하지 않는다. 위기 상황을 마주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정책임에도 자치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는다. 이는 총예산이 터무니없이 적게 책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적은 예산은 개별 자치구에서 대상을 선별하게 만들고 그럼에도 예산이 부족해 연말이 되면 예산 소진으로 인해 지원을 중단하게 만든다. 기초법 공동행동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11월 14일 기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4개의 자치구에서 예산 소진으로 인해 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나머지 자치구에서도 ‘예산 소진이 예상되어 내년 예산을 끌어서 사용 중’이거나, ‘제한적으로 신청받고 있는 상황으로 언제 예산 소진으로 중단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긴급복지지원제도 예산은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 높게 책정할 수 있다. 예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과 2021년 긴급복지지원제도의 결산액은 각 7,692억원 6,815억원으로 올해 예산인 3,501억원의 2배를 상회했다.

 

강남구 50대 남성의 죽음을 추모하며

경제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의 빈곤율은 여전히 약 15%로 높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매해 갱신하고, 자살 생각의 이유 1위가 ‘경제적 어려움(44.8%)’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가는 언제까지 빈곤으로 인한 죽음을 방치할 것인가. 빈곤층의 반복되는 죽음은 성장을 위해 사람과 생명을 터부시하고, 부자 감세에는 적극적으로 합의하면서 복지 예산 확대에는 옹색한 국가의 분배 정책의 실패로부터 발생한 문제다. 경제성장과 별개로 빈곤 문제는 계속 발생해왔고 경제성장 과정에서 이윤을 위해 사람과 생명을 착취하는 구조 안에서 빈곤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선 불안정노동, 주거불안, 시설중심의 복지 등 빈곤을 만들어내는 사회구조의 총체적 변화가 필요하다. 빈곤층이 죽음으로 드러나는 비극을 멈추기 위해 지금 당장 가능한 복지제도 개선과 최대한의 범위에서 예산 확대 편성을 요구한다.

 

고립과 빈곤 속에 스러져간 강남구 50대 남성을 애도하며, 반복되는 빈곤층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멈추기 위한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2025년 3월 21일

기초생활보장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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