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는 지금 전국의 간호사들을 진료지원간호사 교육체계 문제를 이유로 거리로 불러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묻는다. 지금 의료현장의 간호사들은 과로와 만성적인 인력 부족 속에서 쓰러지고 있다. 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가 과연 교육기관 지정과 운영권 문제인가?.
간협 산하 병원간호사회의 조사에 따르면 신규간호사의 1년 이내 사직률은 2018년 42.7%에서 2022년 57.4%로 대폭 증가했다.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의 80.6%는 경력 5년 미만이며, 가장 큰 사직 이유는 과다한 업무와 업무 부적응이었다.
환자 안전의 핵심인 적정 간호인력 기준 역시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OECD 「Health at a Glance 2025」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임상간호사는 인구 1,000명당 9.5명으로 OECD 평균과 큰 차이가 없지만,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6개로 OECD 평균 4.2개의 약 3배에 달한다. 병상은 OECD 최고 수준으로 많지만, 병원 현장에서 그 병상을 안전하게 지킬 간호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에는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를 법제화하는 법안이 발의되어 있다. 그러나 간협의 역량은 이러한 절박한 과제보다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의료현장은 무너지고 간호사는 다시 죽어가고 있는데, 대한간호협회가 가장 시급하다고 외치는 것은 진료지원간호사 교육기관 지정과 운영 문제라고 보는 것인가?
이 문제는 간협이 지난 6월 실시한 자체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2.2%는 진료지원업무를 "간호법에 명시된 대로 의사의 지도·위임에 따라 수행하는 간호사의 업무"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던 것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 현장 진료지원간호사에게 필요한 것은 업무에 대한 구체적 범위 설정과 그 업무 수행에 필요한 실질적인 교육과 인력 충원이다. 운영권 문제 같은 이권 다툼이 아니라 이러한 고충과 현장 문제 해결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간호사가 과로로 쓰러질 때, 적정 간호인력 정책이 후퇴할 때는 침묵했던 간협이 교육기관 운영 문제에는 거리 집회까지 여는 모습을 보며 많은 현장 간호사들은 분노와 깊은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간협이 진정 간호사를 대표하는 단체라면 지금 외쳐야 할 것은 간호사의 생명 사수와 인권이다. 그리고 지켜야 할 것은 운영권이 아니라 환자 안전이며, 바꾸어야 할 것은 간호사의 노동환경이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간협의 이러한 행태를 규탄하며, 다시 한번 다음과 같이 간협에 촉구한다.
- 상층의 권한을 위한 싸움을 멈추고 간호사를 위한 싸움을 시작하라.
-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와 간호사 현장 문제 해결에 앞장서라.
- 간호사들을 권한 다툼에 이용하지 말고, 더 이상 간호사의 죽음을 방치하지 말라.
2026년 7월 3일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