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 소재 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은 단순한 시설 내 학대가 아니다 . 이는 국가의 관리 · 감독 실패가 만들어낸 구조적 참사다 .
33 명의 거주인 가운데 여성 거주인 19 명 전원을 대상으로 한 심층조사에서 피해 정황이 확인됐음에도 , 강화군은 ‘ 심층조사 보고서 ’ 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 이는 행정의 지연이 아니라 진실을 가리는 행위에 가깝다 .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해야 할 지자체가 오히려 진실을 막는 구조에 서 있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무엇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관리 · 감독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
현장에서는 관계기관들의 책임 있는 대응보다는 떠넘기기식의 행정으로 사건을 방기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까지 이뤄지고 있다 . 특히 보건복지부가 올해 2 월 10 일까지 심층조사 결과조차 확보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
색동원 사건을 보건복지부 · 인천광역시 · 강화군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 도가니 ’ 로 기록할 것인지 , 아니면 피해자 보호와 제도 개선의 전환점으로 남길 것인지는 지금 행정의 선택에 달려 있다 .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반복되는 학대는 일부 종사자의 일탈이 아니다 . 폐쇄적 공간 , 공급자 중심 운영 , 거주인이 거부할 수 없는 위계와 통제가 결합된 구조는 폭력을 낳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 이는 방치된 구조 폭력이며 , 국가가 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을 때 필연적으로 반복된다 . 색동원 사건은 그 잔혹한 결과를 다시 드러낸 사례다 .
유엔장애인권리협약과 국제사회는 이미 탈시설을 분명한 인권 기준으로 제시해 왔다 . 그럼에도 정부와 지자체가 수용 중심 체계를 유지한 채 안일하게 대응한다면 , 형제복지원 , 대구시립희망원 , W 진병원 , 춘천예현병원 , 태연재활원에 이어 또 다른 이름의 참사는 반복될 것이다 . 그 누구도 시설에 수용된 채 학대받아서는 안 된다 .
우리 사회가 복지서비스 이용자의 기본권을 최우선에 둔 지역사회 통합돌봄으로 나아가야 할 지금 ,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대응이 아니라 구조 전환이다 .
장애인에게도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와 자립생활은 선택이 아닌 기본권이다 . 그것이 탈시설이며 , 색동원 사건 이후 우리가 외면해서는 안 될 분명한 방향이다 .
22 대 국회 장애 당사자 국회의원으로서 보건복지부 , 인천광역시 , 강화군에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 .
첫째 , 피해자 지원의 최우선 원칙은 ‘ 자립 ’ 이어야 한다 . 타시설 전원은 또 다른 수용일 뿐이다 . 강화군청 , 인천광역시청 , 보건복지부는 공동 책임 하에 피해자 지원에 단 한 명의 사각지대도 남기지 말라 .
둘째 , 색동원 성폭력 사건 심층조사 결과보고서를 즉각 전면 공개하라 . 비공개로 진실을 묻는 행정은 또 다른 가해다 . 후속 조치 계획을 포함해 대국민 보고를 실시하라 .
셋째 , 관련 법령과 지침에 따라 색동원 폐쇄 및 운영법인 설립 허가 취소를 포함한 행정처분을 단행하라 . 책임 없는 운영에 더 이상 면죄부가 주어져서는 안 된다 .
넷째 , 종사자와 관련 기관의 2 차 가해 행위에 대해 엄정히 대응하라 . 침묵을 강요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행위는 명백한 인권 침해다 .
다섯째 ,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조사 인력을 대폭 확충하라 . 제도가 있어도 실행할 인력이 없다면 인권은 지켜지지 않는다 .
피해자에게 침묵과 방관은 또 다른 폭력이다 .
국가는 더 이상 시설이라는 이름 뒤에 숨지 말라 .
지금 당장 책임으로 답하라 .
2026 년 2 월 13 일 ( 금 )
더불어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장
국회의원 서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