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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보장급여법 및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에 대한 기초법행동 입장

2026-09-17 22:38 | 입력 : 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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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개선 없는 신청주의 해소는 개인정보 약탈에 불과하다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사회보장급여법)과 국민기초생활보장법(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이 오늘 국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제1항 및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32조제1항에도 불구하고 동의서면 없이 금융기관(등의) 장에게 지원대상자의 금융 정보 등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본인의 동의가 없는 금융정보의 제공은 고액 체납자나 조세 탈루 혐의와 같은 피의 사실을 인정할만한 명백한 자료가 확인되는 경우 등 매우 엄격하게 제한되지만, 사회보장 신청을 위해서라면 이를 모두 뛰어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개정이 빈곤문제 해결에 효과성과 실효성이 입증된 바 없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어떤 위험과 비용을 초래할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이번 개정은 울주군 일가족의 기초생활을 보장하지 못한다

이번 법 개정 촉발의 계기는 울주군 일가족 사망이다. 어머니가 감옥에 수감 된 사이 생활고에 빠진 아버지가 네 아이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과 슬픔을 안겼다. 특히 이들 아버지가 긴급복지제도 종료 이후 복지 신청을 거절했다고 알려져 ‘신청주의’가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울주군 일가족의 목숨을 구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이들 가족이 복지제도를 신청했더라도 차량과 금융거래 내역으로 인해 수급자 선정기준을 벗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복수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 가구는 복잡한 채권, 채무 관계에 놓여있었고, 채권자가 가져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본인 명의의 차량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을 신청할 때 일부 예외를 제외한 자동차의 소득환산율은 100%로, 1천만 원의 자동차를 가진 사람은 1천만 원의 소득이 있는 것으로 본다. 실제 사용하지 않는 자동차라는 호소도 통하지 않는다. 이 꽉 막힌 제도적 모순과 관행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금융정보를 들여다본들 울주 일가족을 도울 방법도, 사각지대를 해소할 방법도 없다.


사각지대 해소 미명 아래 이뤄지는 개인정보 침해, 불비례하고 무원칙하다

이는 하루 이틀 이어진 문제가 아니다. 2014년 사망한 송파 세모녀 사건 이후 사회보장급여법이 제정되고, 이에 따라 위기가구 발굴을 위해 수집하는 정보의 개수는 최초에는 13개 기관 23종의 정보였다가 2026년 현재 26개 기관 47개 정보로 늘어났다. 새로운 정보를 추가하고 기존 정보와 결합할 때마다 위험성은 커지지만 ‘사각지대 해소’라는 미명은 이에 대한 모든 문제 제기를 묵살하는 방패였다.

그러나 이러한 ‘발굴’이 효과적인가 입증된 바는 없다. 수합 된 수만에 달하는 위기가구 정보를 두 달에 한 번 지자체로 발송하고, 전담 공무원들은 이들을 직접 만나 보고서를 작성할 의무가 부여되었지만, 고위험군으로 지목된 이들 가운데에서도 실제 사회보장제도로 연결되는 경우는 적다. 2025년의 경우에도 발굴된 전체 대상자 중 복지서비스를 지원한 비율은 63%인데, 1회 성 민간 지원이나 공공서비스 연결을 제외한 기초생활보장제도로 연결된 경우는 2025년 6.7%에 불과하다. 발굴하지만 지원하지 않는 모순이 반복된다.

지원율이 낮은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전산망이 발달하고 수합하는 공적자료의 종류가 늘어날 때마다 공적자료에 잡힌 소득과 재산에도 불구하고 실제 빈곤을 경험하고 있는 이들이 자신의 처지를 입증하기는 까다로워지고 있다. 눈앞의 빈곤은 외면하고, 모니터 속 숫자만으로 사람을 골라내도록 부추기는 ‘신청주의 개선’은 개인적 차원에서든, 사회적 차원에서든 빈곤을 해결하지 못한다.

목표와 효과가 불분명한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침해 대신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할 일은 분명하다. 2017년 약속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즉각 이행하고, 21년째 재량형 예산으로 방치되어 있는 긴급복지지원제도 예산을 의무지출로 변경·확대하고, 선정기준에 조금 어긋나더라도 빈곤 상황에 놓인 이들의 최저생활을 우선 보장하겠다는 원칙을 통해 제도의 보편적 성격을 강화하는 것이다. 기준중위소득을 실제 소득의 중위값에 맞춰 현실화하고, 조금만 소득이 생겨도 제도 밖으로 밀려나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문제를 손질하는 것이다.

제도 개선없는 신청주의 해소는 말 잔치에 불과하거나, 심각한 개인정보 침해의 문제로 이어진다. AI가 복지제도의 다양한 영역에 도입되고 있는 현재 이러한 위험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번 법 개정을 강행한 국회를 규탄하며, 이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 실질적 제도개선에 나서지 않고 ‘발굴’이라는 기술 뒤에 숨어 면피만 구하는 정부와 국회는 빈곤 문제를 방치하는 공범이다.

2026년 9월 17일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건강세상네트워크, 공공노조사회복지지부, 공무원노동조합, 공익인권법재단공감, 금융피해자연대해오름, 난민인권센터, 노년유니온,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동자동사랑방, 민달팽이유니온, 민주노총,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반빈곤네트워크(대구),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부산반빈곤센터, 빈곤사회연대, 서울주거복지센터협회,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해방열사‘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평화주민사랑방, 참여연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도시연구소,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 홈리스행동 (2026.09.11 총3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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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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