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2019년말까지 혈혈단신으로 무진 노력을 하여 정부와 국회를 설득할 수 있었다. 심상돈 장애인부모회 후원회 공동대표는 모든 일을 제치고 항상 필자와 동행했다. 3대 신경계 질환 (치매, 뇌졸중, 뇌전증) 중 유일하게 국가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던 뇌전증 지원 예산이 역사상 처음으로 2019년 말에 국회를 통과하였다. 당시 질병정책과 김기남과장과 강준혁사무관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과 오제세, 심상정, 남인순, 박인숙, 김세연, 윤소하, 신상진, 이종걸 국회의원들의 지지가 기적을 이루게 하였다. 뇌전증 지원 예산으로 국내 처음으로 뇌자도검사 장비가 도입되었고, 뇌전증 수술에 필요한 첨단 수술 로봇이 4대 도입되었으며(삼성서울병원, 해운대백병원, 고대구로병원. 이대목독병원), 올해 1대가 더 도입될 예정이다. 정말 꿈같은 일이다. 그 중 가장 아름답고 중요한 업적은 뇌전증지원센터의 설립이다. 뇌전증도움전화(1670-5775)는 전국 각지에 있는 36만명 뇌전증 환자들과 150만 가족들에게 무료 전문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의료, 사회복지, 심리상담 및 법률 상담과 사회서비스 지원으로 지금까지 22,000명이 사용하였다. 뇌전증도움전화는 매년 1,000건 이상 증가하여 아시아는 물론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뇌전증돌연사 예방 프로그램과 자살예방사업을 통하여 수많은 꽃다운 생명들을 구하고 있다. 또한 전국 뇌전증수술 네크워크를 구축하여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의 수술 치료를 획기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장기간 지속되는 전공의 사직으로 몇 개 되지 않는 상급종합병원 뇌전증 수술센터들이 쓰러지고 있는 참담한 상황이지만 중소병원인 강남베드로병원(윤강준원장)과 삼성서울병원(홍승봉교수)이 매주 협동 뇌전증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사막의 단비와 같다. 정부는 중소병원 뇌전증전문센터를 전국적으로 개발하고 지원하여서 뇌전증수술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뇌전증지원센터 1기 국가 사업이 2020년에 시작하여 2024년 12월에 끝났고, 2025년부터 5년 동안 2기 사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공공의료 예산인 뇌전증지원센터 사업의 주관기관 자격은 국공립병원에만 있는데 1기 사업 때에는 국공립병원들이 2차 공모 때까지 지원하지 않아서 3차 공모 때 삼성서울병원이 맡게 되었다. 삼성서울병원과 신경과 홍승봉교수는 국공립병원을 대신하여 공공의료 뇌전증지원센터 사업을 매우 성공적으로 수행하였고, 국제뇌전증협회(IBE)는 뇌전증지원센터를 한국 뇌전증 환우들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공인하였다. 2기 사업은 공공의료 규정에 맞게 국공립병원이 주관기관이 되어야 한다. 서울대병원 등 국공립병원이 2기 사업의 주관기관이 되어서 1기 뇌전증지원센터 사업을 잘 이어받고 좋은 정책들을 개발하여 전국적인 뇌전증지원센터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적과 같은 공든 탑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게 된다. 전국 뇌전증 환자들을 위하여 음흉하지 않은 착하고 성실한 의사가 2기 사업을 맡아야 한다.
홍승봉 교수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뇌전증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