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태극기 부대를 보면서 진보세력도 나름대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태극기 부대의 출현은 상당부분 진보의 이념이나 행동이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여지에서 비롯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만 예로 들어, 우린 민주화의 가치가 아무리 높다고 하지만, 국가의 부름을 받고, 거부할 수 있는 용기가 없어서 일지라도 군 생활을 했던 젊은이와 민주화운동을 빌미로 군 입영을 거부한(일부 종교는 종교를 내세우며 집총을 거부한다) 젊은이들중 누가 사회적으로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생각해 보았는가.
둘다 우리 공동체 사회의 일원으로 기여한 바가 크지만, 야당의 정권 획득 이후 민주화운동세력은 입영 거부자까지 포함해서 승승장구한 반면 그냥 말없이 국가가 시키는대로 살았던 우리 주변의 수많은 예비역 병장들은 그에 상응한 대접을 받지 못한 것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운동권세력은 입영을 거부한 이를 영웅시했던 적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입영을 거부한 것이 진보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사실 이론대로라면, 모든 종교인들은 군대를 거부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방어를 위해 집총을 거부하지 않지 않는가. 그와같이 진보주의자라 하더라도 국가에서 의무적으로 부과한 군 생활을 거부한 것이 영웅이 되어서는 안된다.
동시에 지금 태극기부대도 과거 학생운동 세력이 극좌로 흘러가는 것처럼, 극으로 치닫고 강경하며 서슴없이 폭력을 쓰려는 이들이 영웅이 되게 해서는 안된다. 아니 이미 그들 내부에선 건전하고 온전한 보수주의자들을 배신자라고 일컫고, 배태시키는 일이 벌어지고 있지 않는가.
영웅이 되려거든 소영웅이 되지 말고, 국민의 영웅이 되어야 한다. 수많은 군중에서 연설하고 과격한 발언을 해서 박수갈채를 받는건 한 순간이다. 지나고 나면 고독하고 외로움만 가득할 것인데, 왜 이렇게 되어가고 있는가.
여야의 지도자들은 나라를 잘못 이끌어가고 있음을 인지하고 TV에좀 안나올 수는 없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