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경찰 토벌대에 사방이 가로막히자, 빨찌산 대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중 용맹한 한 대원이 도망가는자는 총살하겠다며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자고 했다. 그러자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한 빨찌산은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다. 그러는 틈에 한명이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러니 나이든 사람도 뒤를 따라 도망갔다. 그러자 용맹한 대원은 뒤에서 그들을 향해 총을 겨눴다. 그런데 이때 빨찌산 대장은 총을 손으로 쿡 누르며 총구를 거두게 했다. 그리고 도망가는 이들이 도망가도록 그냥 놔뒀다.
학창시절 나의 지도교수는 매우 젊은 사람이었다. 지도교수는 학생운동권의 주장을 지지하면서도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거리를 두었다. 그러던 차 같이 술을 마시는 기회가 왔다. 그때 꺼낸 이야기가 자기도 대학다닐때, 운동권 동아리 활동을 하였다고 했다. 그러던차 군 입영통지서를 받고 동료 학생에게 군대를 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동료 학생은 대번에 '배신자'라고 자신을 비난했다고 한다.
시대가 바뀌어. 태극기 부대나 극단적인 우파에서 이젠 그런 일이 발생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계엄을 두고, 아니 이전에 박근혜 전대통령의 탄핵때부터, 일부 정치인에게 배신자란 딱지를 붙이고, 건전한 보수를 궤멸시키려고 하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간혹 정치적 성향 때문에 가족 간 불화와 갈등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념이란 무엇인가. 한사람의이웃도 사랑하지 못하면서 무슨 나라를 사랑하고 이념을 택하는 것인지 참 답답할 따름이다. 이념이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는게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것이라면 무슨 가치가 있는 것인가.종교도 마찬가지다.
사이비 진보도 문제는 많다. 투기나 불법 고리사채 같은 가치를 증식하지 않고 돈만 벌려하면서 무슨 자본주의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 그래서 지금 대다수 정치인들은 그들이 하는 말을 떠나서 대개가 사이비로 비춰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