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혈액질환 환자들의 치료 향상을 위한 학술 교류의 장이 마련된다. 1958년 설립된 대한혈액학회(회장 채석래, 이사장 김석진)가 오는 11월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24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1958년 창립 이래 60여 년간 국내 혈액학 발전을 이끌어온 대한혈액학회는 내과, 소아청소년과,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들이 참여하는 대표적인 다학제 학회다. 특히12개의 전문 연구회를 통해 각 혈액질환 분야의 심도 있는 연구와 임상 발전을 이끌어왔으며, 매년 가을 개최되는 추계학술대회는 이들 연구회가 주도하는 대한혈액학회의 대표적인 학술 행사다.
현재 의료계는 의정 대치와 전공의 집단 사직 등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의학 연구와 학술활동도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이다. 그러나 대한혈액학회는 백혈병, 림프종, 다발성골수종 등 난치성 혈액암과 각종 혈액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치료 향상을 위해 이번 학술대회를 준비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유전체학회(KOGO)와의 공동 세션을 시작으로, 급성골수성백혈병/ 골수형성이상증후군, 만성골수성백혈병, 성인급성림프모구백혈병, 조직구증식증, 적혈구질환, 혈전지혈질환, 혈우병연구회 등 7개의 연구회 별 최신 연구 성과와 치료 동향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특히 한국유전체학회와의 공동 세션에서는 골수 노화와 클론성 조혈이라는 최신 연구 주제를 다룬다. 연세의대 정효빈 교수와 서울의대 고영일 교수가 각각 체세포 모자이시즘과 클론성 조혈의 임상적 의미를 발표하며, 서울의대 박현정 교수와 가톨릭의대 박실비아 교수가 조혈줄기세포 니치(niche)에 대한 연구 성과를 공유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특별히 림프구성 악성종양의 재발성/불응성 질환 치료에 대한 런천 심포지엄이 마련된다. 성균관의대 김석진 교수가 PTCL 또는 NK/T-세포림프종을, 서울의대 홍경택 교수가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을, 울산의대 조재철 교수가 다발성골수종의 최신 치료법을 발표한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고가 항암치료제 도입과 급여에 대한 정책 토론이 이어진다. 전북의대 임호영 교수가 임상 현장의 어려움을, 경희대 약학과 서혜선 교수가 비용효과성 평가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부 김국희 부장이 평가기준과 등재과정을,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박희연 사무관이 향후 정책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대한혈액학회는 최근 혁신적인 혈액암 신약들이 개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약가로 인한 급여화 지연으로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이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학회는 이러한 현실적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이번 학술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책 세션을 마련했으며, 기자간담회를 통해 혈액암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한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김석진 이사장은 "현재의 의료계 상황이 매우 엄중하지만, 환자 치료에 대한 의학자들의 고민과 연구는 멈출 수 없다"며 "이번 학술대회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혈액질환 환자들을 위한 더 나은 치료법을 모색하고, 연구회의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보도자료 출처 : 대한혈액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