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자도검사(MEG, magnetoencephalography)는 사람의 뇌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을 측정하는 초정밀 뇌검사로 뇌전증 수술에 꼭 필요하다. 지상(地上) 자기장의 10억분의 1로 매우 작은 뇌의 자기장(10-15 Tesla)를 측정하기 위하여 고성능 차폐실이 필요하고, 뇌자기를 측정하는 초전도 양자간섭소자(SQUID, Superconducting Quantum Interference Device)는 –269℃에서 작동하므로 고가의 헬륨 가스를 사용해야 한다. 과거에는 뇌자도검사를 받기 위하여 위험을 무릅쓰고 일본에 가야 했지만 보건복지부와 여야의원들의 도움으로 2019년 12월에 역사상 처음으로 뇌전증지원체계 구축 예산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이 예산은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의 수술치료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국내에 없는 최첨단 뇌자도검사 장비와 수술 로봇을 도입하고 전국 뇌전증 환자들의 포괄적인 관리가 목표이다. 2020년에 삼성서울병원이 주관기관으로 선정되었지만 뇌자도검사 장비를 설치할 장소를 찾지 못하여 세브란스병원에 2023년 2월에 설치된 뇌전증지원센터 뇌자도검사실은 홍승봉 뇌전증지원센터장(삼성서울병원)과 장원석교수(세브란스병원)가 공동 소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뇌자도검사의 70%는 전국 외부 병원 환자들에게 배정하고, 뇌자도검사의 설명, 예약, 안내는 뇌전증지원센터의 뇌전증도움전화(1670-5775)가 맡고 있다. 환자들의 편의를 위하여 하루에 진료-처방-검사가 모두 완료되는 One-stop service를 구축하여 전국 뇌전증 환자들은 단 하루 방문으로 뇌자도검사를 끝마칠 수 있고, 부단한 노력으로 뇌자도검사 음성율(뇌전증파를 기록하지 못함)을 미국과 일본 30%에 비하여 한국 10%로 크게 낮추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국 뇌자도전문기사 자격증을 세계에서 35번째로 획득한 삼성서울병원 현순철 임상병리사는 매주 2일 세브란스병원에서 파견 근무를 하면서 외부 병원 환자들의 뇌자도검사를 분석하고 판독 준비를 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다음 주 12월 16일부터 현순철 임상병리사의 파견이 중단되어 외부 병원 환자들의 뇌자도검사 판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삼성서울병원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1주일에 2일 현순철 임상병리사의 세브란스병원 파견을 계속 지원한다면 전국 뇌전증 환자들의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삼성서울병원의 명성에는 삼성 브랜드네임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한국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삼성의 이미지에 걸맞게 삼성서울병원도 전국 뇌전증 환자들의 고충을 고려하면 좋겠다. 더욱이 그동안 뇌자도검사를 받은 외부 병원 환자들 중 87%가 삼성서울병원 환자들로 뇌자도검사실을 가장 많이 이용하였다. 삼성서울병원이 국내 유일의 공인된 현순철 뇌자도전문기사를 국내 유일의 뇌자도검사실에 1주일에 2일 파견을 계속하여 주시길 간절하게 바란다. 이는 전국 40만 뇌전증 환자들과 150만 가족들을 위하는 병원의 경계를 넘어서는 작지만 중요한 사회적 공헌으로 기록될 것이다.
홍승봉교수
뇌전증지원센터장
대한뇌전증센터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