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와 약업계는 현재 품절약 사태, 의료대란, 비대면진료 전면화, 급속한 인구고령화, 인공지능의 고도화 등 수많은 현안에 대한 과제들이 쌓여 있다. 우리가 대통령 선거에서 경험했듯이 향후 3년간 약계 이슈에 대해 주요한 수행자로 역할을 해야 할 대한약사회 회장을 누구로 선출하는지는 중요하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이하 건약)는 12월 대한약사회 선거를 앞두고, 지난 11월 14일에 권영희, 박영달, 최광훈 후보에게 5가지 질의를 담은 정책질의서를 발송하였다. 건약은 3명의 후보자가 보낸 정책질의 답변서를 공개하며, 대한약사회 선거에 참여할 약사들이 후보자 선택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각 후보들의 답변을 정리하였다.
첫 번째는 약국의 품절약 대란을 해소하기 위한 후보자의 제도적 방안에 대해 질의하였다.
세 후보 모두 국제일반명(INN) 사용 및 성분명 처방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였다. 권영희 후보는 성분명처방이 의약품 처방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핵심방안으로 제시하며, 수급불안정 의약품에 대한 성분명처방 의무화를 제시하였다. 박영달 후보는 INN의 단계적 확대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였다. 최광훈 후보는 INN을 이용한 의약품 허가제를 제시하였지만 구체적 설명은 제시하지 않았다.
그 외에 권영희 후보는 분할조제 허용, 처방전 리필제 등 약사의 조제권을 활용한 개선방안을 제시하였다. 박영달 후보는 민관협의체 등 구속력 없는 현행제도를 비판하며, 품절약의 국가책임제를 주장하였다. 필수약을 국가가 재고로 비축하거나 저가약은 회사가 충분하게 재고를 확보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의약품 공급이 특정한 곳으로 몰리지 않기 위해 유통구조 투명화를 제안하는 등 전반적인 의약품 공급·유통 체계의 개선에 대해 주장하였다. 최광훈 후보는 제약사들이 제네릭의약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허가를 쉽게 하고 보험약가를 조정하는 방안을 주장하였다.
두 번째는 낙태죄 폐지 이후 4년 가까이 유산유도제가 도입되지 않아 임신중지를 결정하는 여성들이 건강위협을 겪는 상황에서 전세계 주요국들이 모두 사용하고 있는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의 도입에 대해 대한약사회의 입장이 필요하지 않는지에 대해 질의하였다.
이에 대해 세 후보의 입장은 일정부분 엇갈렸다. 박영달 후보는 전문가들의 사회적 합의가 필하며, 공청회가 열리게 되면 약사회가 적극 참여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밝혔다. 최광훈 후보는 정부 방침 및 사회적 합의에 따른다는 등 신중한 태도를 밝혔으며, 다만 의약분업 원칙이 준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희 후보는 그동안 대한약사회가 전문가 단체로서 충분히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반성과 함께 여성의 안전과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유산유도제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을 약속하였다.
세 번째는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다제약물관리사업 제도화를 위해 ‘병원모델’ 시범사업을 시행하지만 ‘지역사회모형’은 시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는 점을 들어 향후 ‘지역사회모형’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한 후보자의 방안에 대해 질의하였다.
최광훈 후보는 병원-약국의 퇴원환자 연계 및 저소득층 대상 지자체 방문사업과의 연계, 통합약물관리를 위한 전문약사 참여유도 등을 제시하였다. 권영희 후보는 지난 다제약물관리사업에서 약사의 처방변경 성과 부족으로 실효성이 낮게 평가되었다는 점을 들어 약사의 처방중재권을 확보하고 현장의 구체적 문제를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대책을 약속하였다. 박영달 후보는 지역사회 모형이 처방의약품의 중복복용 뿐만 아니라 일반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의 오남용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제도화 하기 위해 데이터화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지역사회 모형에 참여하는 약사들이 처방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DUR 시스템과 사업을 통해 얻은 성과를 데이터화할 수 있다면 제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 번째는 폐의약품 수거에 대한 약국과 약사의 적절한 역할에 대해 질의하였다.
권영희 후보는 폐의약품 수거사업이 약사가 폐기만 대행하는 단순 참여를 넘어서 가정 내 남은 약을 관리해야 한다며, 남은 약 관리를 위한 약사 상담을 제공하는 정책을 약속했다. 또한 약사가 기여하는 만큼 공정한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대책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박영달 후보는 세종시의 폐의약품 수거사례를 참고하여 수거체계의 일원화할 수 있는 법제화를 강조하였다. 또한 약국에서 발생하는 약병 등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최광훈 후보는 매립. 소각 등 지역 특성을 고려한 폐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대체조제 활성화로 폐의약품 및 불용재고를 줄이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다섯 번째는 공공영역에서의 약사서비스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대해 질의하였다.
이에 대해 세 후보 모두 약사의 사회적 역할 확대에 공감하였다. 박영달 후보는 미국 애슈빌 프로젝트 사례를 참고하여 당뇨 전단계의 케어서비스 사업을 통해 공공영역에서 약사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약속하였다. 또한 기존 다제약물환자의 처방중재 사업과 의료용 마약 오남용 상담을 제공할 수 있는 마그미약국 사업의 개선 활동도 약속하였다. 최광훈 후보는 방문약료 사업의 참여 확대 및 전문약사의 약물관리 행위 제도화를 약속하였다. 또한 건강관리 중심 약국 역할 확대 및 공직약사 진출 독려를 약속하였다. 권영희 후보는 주치약사의 제도화와 공적전자처방전 제도화, 공공심야약국 및 당번약국 활성화를 약속하였다. 그리고 새롭게 약사 업무 확장을 위해 국가공인 스포츠 약사의 활성화도 약속하였다.
2024년 12월 2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