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3월 2일 간호사 사직 관련 보도기사가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등 간호사도 의료인이라는 성명을 냈다.
다음은 성명 원문이다.
간호사도 의료인이다!
사지로 내몰리는 의료인에게 병원과 정부는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포항의료원 간호사 사직 관련 거짓 보도한 언론은 간호사들에게 사과하라!
힘들게 일하고 있는 간호사들에게 격려는 못할망정
지난 3월 1일 <“코로나19 걸리기 싫어” 전담병원 간호사 16명 무단결근>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되었다. 이 기사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포항의료원에 따르면 최근 병원에 코로나19 환자가 몰리자 간호사 16명이 ‘다른 병원으로 전원 시켜 달라’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포항의료원 관계자는...(중략) 병원 관계자들이 간호사로서의 소명까지 얘기하며 붙잡아 보려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당기사는 사실이 아니었고, 많은 간호사들과 국민들이 분노하였다.
그러나 3월 1일 저녁에 SNS를 통해 자신이 포항의료원 간호사라고 밝힌 이는 해당 기사가 거짓이라고 문제제기하였다. 해당 간호사의 말에 따르면 간호사 16명은 병원과 합의하에 사직한 것이고 오히려 사직날짜보다 일을 더 하고 갔다고 한다. 기사에서 표현하는 ‘무단 결근’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하였다.
16명이나 퇴사하게 된. 포항의료원의 간호사들의 처참한 노동환경을 아는가?
포항의료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맡은 간호사들은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퇴근 후 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장례식장 접견실을 임시 숙소로 이용하곤 했다. 이후 원내 기숙사 신청을 받았지만 신청기준이 계속 바뀌어 간호사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일부 간호사들에게는 공지도 되지 않는 등 당장 숙소가 필요한 간호사들은 자주 바뀌는 병원지침으로 인해 외부 숙소를 계약하는 등의 손해를 감수해야했다. 이렇게 간호사들이 장례식장에 방치되어 있거나 숙소를 구하느라 혼란스러워할 때 환자를 대면하지도 않는 병원의 행정처장은 의료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병원 내 의사 숙소를 이용해왔다고 한다.
기존에 한 달 기준으로 나오던 근무표 또한 일주일 단위 혹은 하루에도 매번 수정이 되는 등 예측 불가능한 근무가 이어져 간호사들이 제때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의사들과 달리 간호사는 24시간 환자 옆에서 떠날 수 없는 직업이라 의료인 중 감염위험이 제일 높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간호사들이 과로와 부족한 휴식으로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해진다면 병원 내 감염 또한 시간문제일 것이다.
이런 일들이 연이어 발생하자 포항의료원의 간호사들은 병원이 간호사를 물건 취급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너무나 괴로웠다고 하였다. 포항의료원의 환자 수는 140명을 넘어서고 있다. 국가적인 재난 사태에서 지역거점 공공의료기관으로써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하는 병원임에도 불구하고 포항의료원은 간호사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3월 2일부터는 전담병원역할을 해야 하는데 과연 이 병원에서 환자와 의료진들은 안전할 수 있을까?
전국의 간호사들이 이 사건에 분노하는 이유는 희생정신을 요구하는 상황이 이번 뿐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면허를 가지고 있는 간호사들의 절반이 병원에서 떠나는데도 근본원인인 인력부족은 해결하지 않은 채 간호사 개인의 노력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라는 정부와 병원의 태도가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의료인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
최근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들의 소진 문제가 심각하다고 발표하고 있다. 간호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몇몇 언론사의 악의적인 보도와 편협한 판단으로 인해 그동안 힘들게 버텨온 간호사들이 더 떠나는 일이 없게 해야 할 것이다. 간호사도 국민이고 사람이다.
현장에서 개인의 삶을 포기한 채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간호사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아래의 내용들을 요구한다.
1. 포항의료원과 경상북도는 하루빨리 간호사들의 실태를 파악하고 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시설과 관련 인력과 자원들을 배치하라.
1. 해당 언론은 객관적으로 사실관계가 파악된 내용으로 기사를 정정보도하고 공개 사과하라
2020. 3. 2.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