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융합력은 생각보다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철학과 사상을 상품화해서 이를 통해 자본을 축적하는 일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철학과 사상(종교마저)의 상품화가 매우 진척이 되어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애써 외면하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부를 축적한 것을 아직도 나쁘다고 해야 하는지 이제는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그런데, 그들이 철학이나 사상의 상품화를 통해 부를 축적한 게 아니라, 다른 수단 심지어 법적으로는 투기가 아니라할지라도 경제적으로 투기에 의해서 부를 축적하는 것에 분노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결국 진보주의자가 부자라할건 흉될 건 없지만, 대개가 진보주의를 상품화하기보다 권력이나 투기 등의 다른 수단으로 부를 축적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철학과 사상의 상품화는 또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철학이라함은 세계관뿐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인데, 자신의 철학을 상품으로 판 사람이 사는 방식과 다르다면 어떻게 볼 것이냐의 문제이다. 마치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파는 이가 자신은 체중감량을 하지 않거나, 프로그램을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의문이 간다.
잔신은 종교를 갖지 않았지만, 종교관련 서적을 쓴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묻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식인들은 합법적인 강매 수단, 학교나 학위 등을 수여할 권력이 없는 지식인들은 철학과 사상의 상품화가 더 진전되지 않는다면, 돈을 벌길이 없다고 생각한다.
한번 생각해보시라. 자신이 연구끝에 수학 공식을 하나 만들었다고 하자. 국가의 정규교육 과정에서 채택되지 않는다면, 그는 어떻게 그 공식을 팔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보라. 기껏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책을 쓰는 것이다. 그러나 시험에 출제되지 않는 수학공식은 누구에게도 소비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철학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사상가는 권력과 자본의 근처에 맴돌아야만이 어떻게든 자신의 사상이 소비될 가능성을 조금더 높이는 것이다. 실례를 들자면, 경제가 경영학에 비해 결코 부족한 학문이 아님에도, 경영학이 더 선호되는건 왜그렇겠는가 생각해보라.
난 경영학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진정 공동체를 생각한다면 경영학보다 경제학을 선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린 경영학을 더 선호한다. 나의 돈벌이 수단이 될 것을 먼저 생각한다.
철학과 사상도 마찬가지다. 공동체를 생각한다면, 철학과 사상을 서로 앞다투어 배워야 하지만, 강매 수단이 아니라면 철학과 사상을 공부할 이는 경영학보다 경제학을 더 공부할 확률보다 훨씬 떨어진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철학자와 사상가들은 대개가 권력 주변에 맴돌거나, 강매 수단을 찾지 못한다면, 결국 오히려 투기 등에 나서서 수입을 마련할 것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권력을 빌어 자신의 철학과 사상을 강매한다면, 더욱더 암담한 사회가 될 것이다. 어?든 참으로 안타깝지만, 사이비 진보와 사이비 보수가 넘치는 것 또한 구조적인것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