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당뇨가 어린이에게만 발병하는 ‘소아당뇨’로 잘못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인 1형당뇨인의 사회적 낙인(stigma)이 청소년보다 더 심각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헬스케어 전문 PR회사 엔자임헬스 김동석 대표는 ‘질병의 사회적 낙인과 사회적 지지가 낙인 관리 커뮤니케이션과 환자 역할 행동에 미치는 영향(지도교수 서강대학교 유현재 교수)’이라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성인과 청소년 1형당뇨인 총 262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낙인을 결정짓는 세 가지 요소를 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정체성 문제’(성인: 3.58, 청소년: 3.07), ‘비난과 판단’(성인: 3.50, 청소년: 2.61), ‘차별 대우’(성인: 2.42, 청소년: 1.83) 등 모든 항목에서 성인 1형당뇨인이 청소년보다 사회적 낙인 인식이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성인1형당뇨인은 ‘정체성 문제’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는데 이는 1형당뇨인이라는 자기 정체성에 대한 부담감과 두려움을 의미한다. 이 같은 인식은 환자로 하여금 1형당뇨라는 사실을 타인에게 숨기거나 공공장소에서 혈당을 체크하고 인슐린 주사를 맞는 행동을 꺼리게 만들어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다.
엔자임헬스 김동석 대표는 “1형당뇨는 전 연령층에서 발병할 수 있는 만성질환임에도 소아당뇨로 잘못 불리는 등 성인 1형당뇨인은 사회적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성인 1형당뇨인이 직장 등 사회생활에서 자신의 질병에 대해 공개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조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지지와 관련된 연구에서는 가족 지지(성인: 4.16, 청소년: 4.5), 친구 지지(성인: 3.74, 청소년: 3.76), 의료진/동료 환자 지지(성인: 3.38, 청소년: 3.29) 등 청소년, 성인 모두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청소년 1형당뇨인의 경우 사회적 지지가 당뇨의 자가 관리 등 건강 행동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지만, 성인 1형당뇨인은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이는 사회적 지지에는 긍정적 지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 영향을 주는 ‘문제적 지지’도 존재할 수 있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과도한 연락 및 정서 표현’, ‘불필요한 조언’, ‘비현실적 정보’, ‘통제를 시도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도움’ 등과 같은 문제적 지지는 그 선의와 관계없이 때로는 환자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논문은 성인에 있어서는 질병 및 환자에 대한 사회적 지지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지의 질적 측면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논문에서는 성인 1형당뇨인은 자신들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낙인에 대해 도전적 커뮤니케이션으로 대처하기 보다는 ‘긍정적 수용’이라는 수용적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주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해당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건강 행동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석 대표는 “1형당뇨인들이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1형당뇨가 소아당뇨라는 잘못된 사회적 인식의 개선과 함께 중증난치질환으로 인정받는 등 정교하고 실질적인 사회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1형당뇨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되어 인슐린 분비 기능을 상실할 때 발병한다. 1형당뇨는 췌장을 이식하지 않는 한 완치되지 않으므로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며, 적절한 자가 관리를 하지 못할 경우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1형당뇨인은 약 5만~6만여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논문은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박사 졸업 논문으로 제출되어 지난 해 12월 최종 인준되었다.(보도자료 출처 : 엔자임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