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없고, 물려받을 재산도 거의 없던 시절, 그렇게 실직의 아픔은 너무나 컸다. 출판사와 잡지사에 글을 써서 출판 지원이나 일거리를 달라고 애원도 해보았다. 지금은 세월따라 이렇게 흘러왔지만, 아직도 메일함에는 그때의 처절함을 담은 글들이 있다. 그때, 거의 넋이 빠진 상태로, 일거리를 잡기 위해 매달려 썼던 글들. 그러나 연락했던 잡지사나 출판사에선 회답이 오지않고 메일함에 곱게 간직됐던 글들 중에 아직도 써볼만하다고 여기는 만화스토리를 한편 게재한다. 이렇게라도 소개할 수 있어 늦게나마 다행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글을 게재하는 것이 아이템이 바닥나 긁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바란다.
나오는 인물
보배 : 어리숙한듯하며 세상을 쉽게 살려는 아이, 외모나 얘기를 들어보면 보배란 이름보다
배보가 어울려
신경 : 차분하며 끈기가 있어 공부에 관심이 많지만, 했던 말을 자꾸 바꿀 수 밖에 없어
신경이란 이름보다 경신이 어울림
중신 : 완벽함을 좋아하지만, 그 한계를 미리 깨우친 아이, 얘기하는 것을 들어보면 이름도
중신보다 신중이 나음
보배 : 이 몸이 새라면, 이 몸이 새라면 하늘을 날거야, 문 틈새로 새나가 하늘을 훨훨 날거야,
자유롭게---. 야 새는 좋겠어. 어떻게 날 수 있는거야.
신경 : 에이, 그것도 질문이냐. 고추잠자리가 윙윙(wing)하며 나는 것은 날개가 있기 때문 아냐.
비행기도 날개가 있잖아. 그러니 새도 날개가 있으니까 날 것이지.
중신 : 아니야 꼭 그렇지는 않아. 날개 달린 집오리나 타조는 왜 못날까?
신경 : 그건 똥집 아니 몸집이 크기 때문일거야, 날개를 오래 쓰지 않아 그 날개짓으로 무거운
몸뚱아리를 쳐들어 하늘로 오르지 못하기 때문일거야. 어른들은 날개가 퇴화됐다고 하더라.
중신 : 그럼 가스풍선은 실로된 꼬리는 있지만 날개도 없는데 하늘로 날라가냐? 꼬리가
날()갠가? 날()개여서 해같이 뜨냐?
보배 : 음. 그것은 주변의 공기보다 가벼워서 공기가 밑으로 내려가며 밀어올리는 것이라해야겠지.
중신 : 하늘을 나는 것은 밑으로 밀어내는 공기보다 가볍게 해서 나는 것이라할 수 있을것 같아.
공기가 떠받치는 것이겠지. 새라면 날개짓으로 공기를 밀어내리며 그 힘으로 나는
것이라 말하는게 나을 것 같아.
보배 : 이제~그만, 하늘을 날면 그만이지. 그만하자.
신경 : 아니야 수학이든, 과학이든, 경제학이든 어떠한 결과에 대한 이유나 원리를 알면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것을 발명하거나 이전에 잘못된 것이 있다면 이를 고쳐나갈 수 있을거야.
물에 뜨는 배 하나를 만든다해도, 물에 뜨는 이유, 원리를 알아야할거 아냐.
신경 : 그래. 무거운 것이 가라앉고 가벼운 것이 물에 뜬다는 거 말이야.
중신 : 아니야, 그 얘기도 아닌걔벼. 먹는 배는 무거워서 물에 가라앉냐? 우리가
물 건너 갈때 타는 배는 가벼워서 물에 뜨냐? 바둑돌은 가라앉는데, 그보다 훨씬 무거운
배는 왜 뜨지?
신경 : 그렇지. 무겁다고 모두 물에 가라앉는 건 아니야.
중신 : 아르키메데스는 '물체를 물 속에 넣으면 그 물체와 같은 부피의 물의 무게만큼
가벼워진다'고 밝혔단다. 물 속에 넣은 물체가 밀어내는 물보다 가벼우면 뜨고
무거우면 가라앉는다는 말이지. 어른들은 물에 뜨는 힘을 나타내는 부력을 밀도에
비례한다고 하더라. 즉 몸집이 크고 작은것에 비해서 무거운 정도에 따라 물에 뜨고
가라앉는단 말이지.
신경 : 배꼽과 배가 볼록 튀어 나왔으면서도 배보다 배꼽이 큰 듯 보이며, 너무나 먹을 것을
밝혀 틈만 나면 가스를 배출하는 보배는 물에 더 잘떠 수영을 잘할 수 있겠구나.
중신 : 그것도 아니야. 그렇게만 말할 수가 없어. 엄마가 미숫가루를 탈 때면 미숫가루는
물에 뜨더라. 또 콩가루도 마찬가지. 콩은 가랑앉는데, 콩가루는 뜨더란 말야.
보배 : 우리 집안이 콩가루 집안이라던데, 그럼 우리집은 물에 뜨겠네.
신경 : 쓸데없는 소리. 어쨌든 부피에 비해 무게가 많이 나가거나 적게나간다고 해서만
물에 뜬다고는 할 수 없겠구나.
중신 : 어른들이 쓰는 말을 빌자면 부피분의 무게와는 별도로 겉 표면적이 넓으면 물에 뜨기가
쉽다는 거야. 만약 콩을 똑같은 등분으로 가르어나가면, 무게나 그 몸집은 똑같이
갈라져, 똑같이 나뉘어진다구. 그러나 표면적은 똑같은 등분으로 줄지 않고 몸집이
작을수록 부피에 비해 커진 것과 같지.
신경 : 맞아 맞아. 집에서 하나의 큰 삼각형을 가르어 4개의 삼각형을 만들어도 그 삼각형들의
모든 둘레는 처음 하나의 삼각형보다 2배 더 길게 된다구. 부피는 그냥 더하면
같겠지만--
음. 꼬불꼬불한 길이 반듯한 길보다 거리가 멀듯 표면적과 부피비는 논두렁, 밭두렁
이랑 고랑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겠구나.
중신 : 그렇지 게다가 참고로 반듯하다는 것도 지구상에서는 반듯한 것이 아닐 수 있단 말야,
앞으로 앞으로 반듯이 걸어가면, 지구는 둥그니까 온 세상을 돌게 된다는 거지.
보배 : 어쨌든 피자 한판을 똑같이 3등분하면 표면적은 늘어나는 것이겠구나. 똑같은 물체를
울퉁불퉁한 것이 표면적이 넓은 것이니 그렇겠지. 참 어른들은 이상해.
피자같이 우리가 좋아하고 나에게는 그렇게 소중한 것보다 진주나 다이아몬드 등을
엄청나게 많은 돈을 주고 산단말야, 구슬치기도 못하게하고 이상하단 말야.
신경 : 진주나 다이아몬든는 흔하지 않고 귀하잖아. 피자는 진주보다 흔히 볼 수 있잖아.
일정기간 물건의 값도 사려고 하는 사람, 사려는 수량에 비해 팔려는 사람, 살수있는
수량이 많거나 적은 것에 따라 매겨지는 거야. 그러니 물은 생각보다 많은 돈을 주지
않고 구할 수 있지. 그러나 진주는 좀더 많은 돈을 줘야 구할 수 있을거야.
보배 : 그런가. 그렇더라도 난 피자가 좋아. 구슬치기도 할 수 없는 진주보단 피자나 배불리
먹으며, 배고픔을 피하는게 좋아. 배고픔은 진짜 괴로운거야.
중신 : 글쎄. 진주로 살수 있는 피자 양을 따져보면, 어른들의 생각이 무조건
틀리다곤 할 수 없을것 같단 말야. 생각이 다른거야. 진주가 바로 그 순간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거겠지. 그 분들에겐.
신경 : 어쨌든 무거운 것이 물에 가라앉고 가벼운 것이 물에 뜬다는 말은 정확한 표현은 아니란
말이지.
보배 : 참. 하늘을 날아다니는 유령은 무거울까, 가벼울까.
중신 : 유령, 있다고 해도 무게로 찾을 생각은 마아라. 유령은 잘 모르겠지만 가스풍선은 저울에
무게를 달면 무게가 0이거나 저울을 거꾸로 하늘로 들고 올라갈 수도 있을거야.
무거워서 하늘에 못뜨는 건 아니라고 말했잖아.
신경 : 어/ 무게가 이상해. 가벼운것, 무거운 것으로 구분해서는 말할 수 없네.
마이너스 무게가 된단 말이잖아.
보배 : 정말 모르겠어. 말하는 것도 이렇게 어려워. 유령이 무게가 있든지 없든지 상관안해.
중신 : 그럼 말하는 게 쉬운 줄 알았어. 겨울에 하늘에서 펄펄 내리는 눈이 미끄럽냐, 기름이
미끄럽냐. 아니 눈이 잘뭉쳐지냐, 기름이 더 끈적거리냐.
보배 : 뭐라고, 눈이 미끄럽지, 아니 기름이 미끄럽지, 아니 잘-- 모르겠는데.
신경 : 미끄럽다고 말해야하는지, 잘달라 붙는다고 말해야할지.
중신 : 어쨌든 눈은 눈끼리 잘 붙지만 다른 물체와는 미끄럽지. 기름은
다른 물체에 달라붙기 쉽지만 다른편에 달라붙은 기름과는 서로 미끄러지지.
어떤 현상의 원인과 원리를 들어 얘기한다는 것, 또 눈으로 보여지는 현상도 말로
개념을 정의하는 건 쉽지 않은거야.
유리컵 속에 얼음을 넣어보아. 그리고 잘 보-ㅏ봐. 이게 뜨는지 가라앉는지 말할 수
있는지 생각해봐.
보배 : 에이 그건 너무 쉽다. 그야 둥둥 뜨지.
중신 : 자, 이 만큼(그림 표시만큼)이 얼음이 밀어낸 부분이야. 그래도 둥둥 뜨는거라 생각해. 그리고
또 물체가 무거운 정도에 따라 물에 완전히 가라앉고 중간쯤 가라앉는단말야,
아르키메데스가 정의한 부력만으론 다 표현할 수 없는거야. 가정으로 이 문제를 되새겨
보자.
만약 얼음과 얼음이 밀어낸 물을 저울에다 잴 수 있다면 얼음이 녹은 뒤에는 저울이
얼음쪽으로 가라앉아야 아르키메데스 말이 맞을 거야. 그렇지? 그럼 매우 어색하다는 것을 알겠니.
보배 : 어!아!둥둥 뜬 것이라 말할 수 없네, 됐어 그 다음은 다음에 공부할거야.
신경 : 참. 어른들은 자동차 바퀴가 공기압이 낮은 것을 바람빠졌다고 하더라.
중신 : 우리도 그러잖아. 자전거 바퀴도 그렇잖아. 공기가 움직이는 것을 바람이라 말한다면
바람샌 바퀴는 바람이 된 공기가 새나온뒤 공기압이 줄어든거야.
신경 : 그만큼 공기가 없다는 거겠지.
중신 : 그것도 아닌걔벼. 공기가 없다고 말하기보다, 햇볕에 오그라든 공이나 자전거
바퀴를 놓아두면 그 안에 공기를 더 안넣어도 팽팽해진 것을 생각하면 공기압이 낮다고
하는게 좋겠어. 공기가 열에 따라 수축 팽창을 한다고 생각하는거지.
보배 : 공기압이 크건 작건, 아니 높건 낮건 그만하자. 말이 말 같아야 말을 할 수 있을건데,
허!풍(풍-한자) 빠진 바퀴는 공기압이 낮다고 말하란 말이지. 또 여름바람이 봄에 부는
바람보다 팽팽하단 말이잖아. 치-마파람은 남쪽에서 불어올라온다는데 햇빛 아-니 햇볕
인가를 많이 쬤으니 팽팽할까. 빵도 따뜻한 것을 먹으면 배가 더 부르겠구나.
중신 : 으이그 또 잘나가다 삼천포로 빠졌네. 바퀴에 공기가 빠졌다고 해야하나
공기압이 낮아졌다고 해야하나 얘기중인데, 그건 그렇고. 아까 말했던 것중 가스풍선에 대해 중학교 물리학 사전을 보면 존재하는 것이
특정 지점에서 재는 무게가 있는거라고는 말할 수 없는 것이란걸 알 수 있어.
보통 질량이란 물질의 고유한 존재량이라고 말하더라. 존재하는 물질의 양이래.
중력과는 상관없어. 그러나 지구에서 무게는 지구 중력에 의해 특정지점에서
지구중심으로 향하는 힘으로 이해하란거야.
신경 : 지구에서 무게가 없다고 해서 없는 것이라곤 말할 수 없다는 거지. 내가 무게잡지 않아도
나는 존재한단말야.
보배 : 그런데, 중력이 뭐야.
중신 : 뉴턴 아저씨가 밝혔다는 것 몰라.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하늘로 치솟지 않고 땅으로 떨어진
이유로 지구가 지구중심으로 물질이나 물체를 끌어당기고 있다는 힘 말야.
보배 : 그건 그렇고 지난번엔 어른들이 시중에 돈이 없다고 난리 였어. 돈이 어디에서 나오고
어디로 가버렸던 건지. 우리 아빠는 내가 아이스크림 사달라는데, 돈이 없다며 요즘엔
시중에 돈이 없어 큰일이라며 다음에 사주신데. 돈을 아낌없이 주렁주렁 열매를 맺는
나무가 있다면 좋겠어. 아니면 돈을 낳는 날지 못하는 집오리가 있다면----.
중신 : 아냐 그말도 어색하기 짝이없어. 시중에 돈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돼. 잘 생각해봐,
네가 맛있는 과자를 사먹은 돈은 슈퍼 아저씨에게 갈거야. 슈퍼 아저씨는 과자회사에
과자값을 주고 남은 돈을 아저씨가 필요로한데 쓸거야. 또 과자회사에선 그 돈을 회사
아저씨들에게 봉급으로 줄거야. 과자를 만들기 위해 사온 밀가루같은건 농민 아저씨한테
줄거고-----.
즉 그렇게 따진다면, 더욱이 외국에서 과자를 사와도 우리나랏돈을 외국돈(달러)으로
은행서 바꿔 지불할거야. 그럼 돈이 사라진건 아니야.
신경 : 그래 물도 바다로 갔다가 하늘로 구름되어 올라가 다시 땅으로 비가 되어 내리잖아.
또다시 빗물은 강으로 다시 바다로 흘러가지.
중신 : 그래! 돈이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진건 아니겠지.
보배 : 뭐야. 그럼 아이스크림 사주기 싫어 없다고 말한거야?
돈을 빨리 빨리 주고 받으면 되잖아.
신경 : 아니야 그러면 네가 막상 필요한 물건을 사야할 때는 어쩌지.
보배 : 그때는 빌리지 뭐야.
신경 : 차차 생각해 보기로하고, 참 내일 우리집 방들 벽지로 새옷입는데, 도배한단 말야.
그런데 엄마가 벽지가 얼마나 필요할 지 계산해보래.
보배 : 집이 넓으면 많이 들어가고 좁으면 적게 들어가겠지.
중신 : 아니야 그것도 꼭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어.
만약 집 높이, 천장의 높이가 같다면 말이지. 방의 둘레와 높이 곱인 벽면을 바르는
벽지는 정사각형일 때가 적게들어. 바닥 면적은 같은 넓이라해도(두 방 둘레의 곱) 네
벽면의 면적은(각 둘레 곱하기 높이의 합) 정사각형일 때는 좁게되는거야.
마치 2+2는 4이고 2*2=4이지. 그러나 1+3은 4이지만, 1*3=3으로 4보다 작지.
두수가 같을 때 곱이 가장 큰거야. 방의 면적 사각형의 면적은 두 변의 곱이야. 둘레가
가장 짧으면서 면적이 가장 넓으려면 두 변의 길이가 같아야한단말이지.(참고 산술평균
기하평균의 원리)
신경 : 그러면 정사각형방이 벽지를 적게 들이면서 방을 넉넉하게 쓸 수 있겠네.
중신 : 참, 말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데, 말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란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