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가 우는 날엔 좋은 소식이 온다 하여, 아침 일찍 감나무에 까치가 왔나 보았던 시절. 아카시아 잎을 하나씩 떼어내며 그녀가 날 좋아한다, 아니다를 반복해서 짝을 맞추던 시절. 조금은 낭만적이지만, 과연 까치와 좋은 소식이 어떤 연관이 있고, 아카시아 이파리 갯수와 연인 관계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우리는 사실보다는 믿음에 더 의존해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리 밝혀두지만, 필자는 의학자도 아니어서 이런 글을 쓰는 것에 상당히 조심하고 있다. 특히 공식처럼 명쾌한 답이 없는 글을 쓰는것도 그리 썩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의과학보다 더 중요한 것이 소통에 있다고 생각해서 조심스럽게 꺼내는 이야기란 것을 이해해줄 것을 믿고 적는다.
우리는 수많은 정신질환자들을 일상 생활속에서 알아차리긴 어렵다. 고령사회에서 흔한 치매도 건망증과 구분하기를 무언가를 놓아둔 장소를 까먹어 찾는 것은 건망증이라고 하고, 잊어버린것 자체를 잊어버린 것을 치매라고 할 수 있다는 등의 말들을 주고 받지만, 실제 현실에선 적용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런데, 치매를 기억의 퇴화로만 보면 그런 기준도 맞겠지만, 개인적으로 아직은 자연과학이라기보다, 문학적인 판단이지만 치매를 포함한 수많은 정신질환은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실재하지 않은 소리나 말을 듣는 현상에서부터 시작해, 실재 아닌 추측을 사실로 믿는 등의 것들 모두가 가상을 실재로 믿는 데서 비롯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방송에서 알코올성 치매환자의 증상이 드라마에서 보여진 것에 따르지만, 그는 기억장애라기 보다, 자기 목에 두른 목도리가 자기 집에서부터 두르고 나온 것으로 착각하는 증상을 보인다. 이는 기억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억에 상상을 엮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꿈속에서 지금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는 경우도 가끔은 있지만, 대개가 꿈속에서만큼은 진실로 받아들여 행동한다. 꿈속에서 만난 인물도 깊이 생각해보면 아닌것도 같지만, 어렴풋이 아는 지인중 한 사람이라고 믿으면 그 사람인 것으로 해서 꿈을 계속 꾼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추측이 실재가 된다는 것을 알수 있다.
하지만, 잠에서 깨면 즉각 현실로 돌아와서 꿈을 꾸었다는 것을 아는 것이야말로, 일부 치매환자의 전조로 나타나는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우리의 혼돈은 상상(이상)과 실재를 구분하지 못한 데서 비롯하고 있다. 심지어 수많은 과학책에도 오비이락의 우연성을 과학적으로 분별하지 못한 경우가 수없이 많다. 특히 추측과 사실을 구분하지 않은 글들과 설명, 우린 그런 가상과 현실이 꿈과 현실이 뒤섞인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특히 수많은 우연적인 상호연관성에 부정적인 감정이 섞였을땐, 더욱더 우리의 정신건강은 망가질 수 있다. 물론 그정도는 아니어도 수많은 스포츠 선수를 비롯해서 일부 사람들은 징크스가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 가짜와 진짜, 특히 사이비가 판을 치는 사회가 어떻게 건강할 수 있을까? 자신의 추측을 남에게 사실로 믿게하려는 말들과 정보들, 그것도 부정적인 추측을 남발하며 선무당들의 사람잡는 행태가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는 것에 무척이나 안타깝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똥꿈을 꾸거나 돼지 꿈을 꾸고나서 큰 돈은 아닐지라도 그날 돈이 들어왔다는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주변에 의외로 많다. 그것은 아직도 우리의 꿈에 대한 이해가 정확하거나 진보된 것이 아니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이 글을 쓰면서도 꿈과 현실이 완전히 무관할 수 없다고도 생각하고 있다.
혹시 꿈은 꿈이야라고 과학자들이 말한다면, 자신은 징크스가 없는지, 혹시 예감 등을 주변의 상징에서 찾지는 앉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여전히 비가 쓸쓸히 내리는건, 내가 우울해서 비가 쓸쓸해 보이는지 모르겠고, 비가 나를 우울하게 했는지 모르겠다.
또 그녀도 혹시 나를 좋아하는지 아카시아 이파리를 떼어내듯이, 말과 행동을 해석하고 있지 않은지 묻는다. 결국 꿈과 현실을 완전히 떼어낼 수 없고 떼어낼 필요는 없듯이, 이상과 현실을 완전히 떼어낼 수 없고 떼어낼 수도 없다는 생각에서 꿈과 현실을 구분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상과 현실을 구분해 이해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