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7월 28일 입장서를 냈다.
다음은 입장 원문이다.
지난 6월 29일(월)부터 7월 6일(월)까지 전국 각지에서 모인 간호사들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와 환자들의 생존권을 위해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 및 기자회견을 통하여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로 찾아간 간호사들>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간호사들은 간호사 배치기준 강화,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 제대로 된 교육시스템 보장, 감염병 대응 세부지침 마련, 공공병원 설립이라는 5가지 요구를 눈물로 호소하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간호사들의 현실과 요구가 정리된 요구서한을 청와대로 전달하였다.
그로부터 20여일이 지난 어제 고용노동부는 “근로자의 야간·교대근무 등으로 인한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건강장해 예방을 위하여 2014.1.1.부터 [야간작업 근로자 특수 건강진단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간호직종 종사자의 직무 스트레스 예방, 근골격계질환 예방과 고객 응대에 따른 건강장해 예방을 위한 지침·매뉴얼을 개발·보급하고 이에 대한 이행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라는 답변과 향후 간호사의 건강과 안전을 위하여 지도·점검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고용노동부는 요구서한 내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청와대에 전달한 5가지 요구 중 가장 중요한 인력 문제에 대한 내용은 완전히 배제한 채 대답하기 용이한 단 한 가지 요구에 대해서만 답변하였다. 답변 내용도 기존 업무를 나열하는 식의 내용으로, 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전 국민의 건강권이 달린 문제를 너무나 쉽고 간편하게 종이 한 장으로 처리해버렸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전쟁 같은 일상을 살아가며 청와대까지 찾아간 간호사들에게 또 한 번 상처를 준 것이다.
게다가 고용노동부의 답변에 나와 있는 [야간작업 근로자 특수 건강진단 제도]는 지난 6월 30일 서울대병원 우지영 간호사가 청와대 앞에서 발언한 내용에 포함되어 있다.
“그간 정부에서 간호사를 포함한 보건의료인력의 안전과 건강에 대해 여러 노력을 해온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부분이 보여주기에 치중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야간작업 특수건강진단입니다.”, “5년이 지난 지금, 야간근무에 대한 개선이 이뤄졌을까요? 저는 작년 검진에서 위장관계 질환과 내분비계 질환 요관찰자 판정을 받았습니다.”, “결국은 인력입니다. 청와대에 묻고 싶습니다. 검진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그 검진결과를 토대로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간호사가 필요할 때는 ‘덕분에 챌린지’ 등을 언급하며 간호사의 고마움에 대해서 얘기하지만 정작 환자를 살리기 위한 간호사들의 호소를 듣지 않고 나몰라라 하는 정부의 모습에 또 한 번 참담함을 느낀다.
2차 대유행 대비를 위해서는 간호사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이제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장기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다. 하지만 간호사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이 변하지 않는 현실에 지쳐 떠나고 있다. 간호사들은 코로나19 때문에 불면증 · 수면제 · 진통제 · 우울증 · 감정조절장애를 얻었고, 건강 · 친구 · 가족을 잃었다고 말한다. 간호사 개인의 사명감에만 의존한다면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은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병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2차 대유행이 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인력 수급을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할 것인지 등에 대한 계획을 세울 때 간호사들의 목소리를 배제한다면 병원 현장에서 일회용품 취급을 받고 버려진 경험을 한 간호사들은 또다시 스스로를 갈아 넣지는 않을 것이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정부에게 다시 한번 강하게 요구한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이 다섯가지 요구를 쟁취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 간호사가 담당하는 환자 수가 늘어날수록 환자사망률은 높아진다.
간호사 배치기준 강화하라!
- 간호사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병원이 환자에게도 안전하다.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하라!
- OECD 공공병원 비율 평균 73%, 한국은 고작 10%!
신종 감염병 대비 공공병원 확충하라!
- 간호사가 제대로 교육받아야 환자가 안전하다.
제대로 된 교육환경 보장하라!
2020년 7월 28일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