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한 환경에서 공부를 잘하기란 매우 어렵다. 특히 여러 분야에서 객관적인 평가가 사라져가고 사다리 걷어차기 같은 신분 상승의 통로가 막힉나 사라져가는 지금은 더욱 그렇다. 공부를 잘한 학생들은 자신의 능력과 열정을 인정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고등학교만 졸업하더라도 죽기 살기로 공부해 고시를 패스해서 신분상승을 했던 날들이 그립다.
그러나 세상이 많이 변하고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서민들은 왜 명문대에 진학하거나 고시를 패스한 사람들을 떠받들고 인정해주어야 하는지 생각해보라. 그들이 우리를 위해서 어떤 기여를 했는지 생각하고 단지 공부만 잘한다고 인정해주어야 하는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값비싼 명화를 그리는 작가라고 해도 왜 그들을 천재라 인정해주어야 하는가? 그들의 그림이 나의 삶과 우리의 세상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따져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출세의 길을 잘못 선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선, 기여를 해야 한다는 것을 우린 망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남을 지배하고 통제해서 인정받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우리는 권력과 돈을 지향한 것이 어쩌면 본성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 권력과 돈이 어디로부터 나오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인정받기 위해선, 기여해야 한다. 직접적으로 말하면, 나에게 돈이라도 쥐어주는 사람과 잘난 척하는 사람중 누구를 인정할 것인가 생각해보면 너무 당연한 것 아닌가.
틈만 나면 불우한 환경에서 명문대에 갔다거나, 불우한 환경에서 고시를 패스한 것을 언론에선 보도했다. 신분상승의 기회가 있는 사회임을 끊임없이 알리기 위한 홍보기사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그런 인재들은 전채 국민중에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것은 서민들의 삶에 크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
이제 극소수만이 기어오를 수 있는 사다리 대신, 다수가 오를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세울 때 아닌가 생각해야 할 것이다. 출세의 길이 바뀌고 있고 바꿔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침부터 비는 내리고 앞날을 내다볼 수 없는 불안과 슬픔에 황혼 사회에 맴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