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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와 금융의 혁신

부동산 투기를 잡는데도, 금융 정책은 무딘 가위의 모습 정도가 아니라, 한 날이 없는 가위의 모습이다. 거의 90%가까이 대출을 통해 집을 구매할 수 있는건, 금융정책의 발전이 아니라, 퇴보다. 동시에 건전한 실물 생산 사업자는 지금도 돈을 빌릴 곳이 마땅치 않다. 기술이 있고 돈이 없는 사업자들에게도 금융기관은 기술을 미래소득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정보화폐 시대를 맞아 전통적인 금융정책을 혁신해야한다는 것은 앞에서 누차 지적했다. 여기서는 우리가 경제학을 통해 배운 금융정책이란게, 주로 화폐 공급관리 정책으로 화폐수요를 관리하는 정책은 잃어버리고 살지 않았나 지적하고 싶다.


금리는 화폐 거래의 가격이다. 시장금리는 대부시장에서 화폐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며 형성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배운 금융정책이란 게 무엇인가? 지급준비율이건, 기준금리건, 재할인율 조작이건, 자산의 매각 매입이건 대개가 직접적인 수요관리 정책은 아닌 것이다. 그러니 금리를 올리면 수요량이 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금리를 어떻게 올리냐, 공급정책으로 통해 조정하는 것이다. 즉 시장에 화폐의 공급을 줄이거나 늘리는 정책이란 것이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은 경험했을 것이다. 기준금리를 내렸다해도, 시장금리는 올라가버린 경험을 해본 사람은 안다. 시장금리란 화폐수요에 비례하고 화폐공급에 반비례 한다. 아무리 금리를 낮추기 위해 화폐공급을 늘린다 할지라도 돈을 빌리겠다는 사람들이 많고 액수도 증가한다(화폐수요)면 시장금리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화폐 수요에 첫번째로 영향을 미치는 건, 실물시장의 가격이다. 그것도 우리나라의 경우는 투자수요보다 투기적 수요가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이가 금리가 낮아 부동산가격이 높아진 것으로 생각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증가하면 할수록 가계부채도 늘고 화폐수요가 증가한다고 생각해보는 게 필요하다.


반면에 부동산 가격의 앙등이 상당부분 투기적 수요라고 한다면 투자 수요는 상대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건전한 실물생산 사업자나 자영업자등은 높아가는 부동산 가격에 상대적으로 감소한 소득과 영업이익 그리고 덩달아 오를지 모르는 금리에 두번 이상의 고통을 받게 되는 것이다.


만약 금융시스템이 정교하다면, 담보 대출이 아닌, 정기적인 소득과 아이디어 및 기술을 가진 미래소득 창출자에 과감히 돈줄기를 바꾸게 유도해야 한다. 은행으로선 집을 담보로 하기에 손해볼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세상은 기술거래가 활성화되어 있다. 기술거래도 그렇게 따지면 집 담보만큼 위험성이 적을 뿐더러, 시장 전체의 실물소득을 키우는데 집담보보다 훨씬 더 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해를 못한다면, 세계적인 예술가의 명화를 담보로 돈을 빌리 수 있을까, 없을까 생각해보자. 돈을 빌릴 수 없다면 전당포만도 못한다고 할 수 있고, 이런 생각은 곧 과학기술도 평가만 잘한다면 대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덧붙여 만약 경제가 더 불안해져서 환율이 인상되면, 행여나 외국에서 돈을 빌려온 차입자라면, 집을 담보로 대출했던 이가 결코 이익이라고 할수 없다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재정정책도 금융에 영향을 미칠수있다. 재정으로 대출을 해준다면, 통화가 공급되고 동시에 그것도 세부적인 특정부문에 돈이 공급될 수 있는 것도 있다. 돈의 흐름을 바꾸지 않으면, 개혁이 이뤄질 수 없다. 투기적 수요에 돈이 공급되지 않고 투자에 돈이 흘러들어갈 수 있는 지혜를 창출해야 한다.


더욱이 정보화폐 시대에 금융기관은 공적인 역할에 더욱 충실하지 않으면 공멸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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