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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과 제네릭 그리고 완전경쟁시장

제품의 차이가 없이 공급자와 수요자가 다수인 경우를 완전경쟁시장이라고 한다. 이상적일까? 신문들이 논조가 비슷하고, 차별화된 기사가 아닌 기사를 보도하면 언론자유의 가치가 존재한다고 보는가? 냉장고와 자동차의 발전 등으로 대형마트가 한때 급신장됐다. 상대적으로 전통 시장의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 사실이지만, 그런데 왜 시장은 제품공급자가 다수임에도 상인들간에 싸움보다는 협력이 이뤄질까 묻고자 하는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언론 공부를 하거나 신문 기자라면 한번정도 생각해보았을 표절의 허용선은 과연 어디일까이다. 이건 기계적으로 몇 %를 표절했나 아니냐의 문제를 말하고자 하는게 아니다. 덧붙여 기계적인 표절시비는 AI가 더 잘 가려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그게 아니다.



3류 신문에 근무를 하다보면, 대형 언론에서 자기의 기사를 오히려 표절해 주었을때, 기뻐하는 경우가 있다.  그건 거대한 공공적 이익때문만이 아니라, 자기가 쓴 기사의 영향력이 크게 발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광고주가 자신이 최초로 보도한 것을 알고 있다면 더 그렇다.


그러면 시장 상인들이 동일한 제품을 파는 사람들도 한 시장에 모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답이 나온다. 각자 따로 따로 혼자서 팔때보다 둘이 경쟁하며 팔때 총 판매량이 넘으면 그들은 경쟁이 더 좋은 상황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신문의 표절도 마찬가지다. 따로 따로 기사를 쓴 것보다, 여러 회사가 똑같은 글을 써서 독자가 더 늘었거나, 사회적 영향력이 배가 되었거나, 광고 수주가 많아진다면, 표절자를 비난하지 않게 된다.


약도 이름없는 회사가 특히 일반약의 경우 혼자서 파는 경우보다, 같은 제품을 여러 회사가 경쟁적으로 팔때 수입이 늘 수 있다. 왜냐하면 일반약의 경우는 언론에 홍보가 안되었거나, 일반인이 잘 알지 못해서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언론사에 근무하는 한 지인은 보도기사에서 표절이란게, 누가 기사를 쓰면 그 취재원에게 전화해서 사실확인만 하고 자기가 기사를 쓰면 되는데, 어떻게 구분하는지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보도자료를 빼고서도 말이다. 또 표절기사가 최초 기사보다도 첨가해서 더 품질이 좋은 기사로 보도할 수도 있다. 그러면 최초개발자의 댓가는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해보라.


이럴때도 표절 시비를 가르고자 한다면, 주변에 인기없는 경제학자들에게 물어보라고 하고 싶다. 표절시비는 결국 경제적 대가가 누구에게 귀속되느냐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즉 혼자서 쓸때보다 여럿이서 쓴 기사의 대가(독자수나 광고 수입이나 사회적 영향 정도)와 비교해서 줄었느냐 오히려 늘었느냐로 따져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처음 제기했던 질문, 완전경쟁시장이 이상적인 시장일까 하는 질문에선 우리는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차별적 경쟁시장이 더 이상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왕이면, 표절하더라도 최초 글을 쓴 신문이나 기자를 소개해주면 어디가 큰 문제가 되는지도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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